제1권: 방시잔법

051장| 문틈

9분 읽기·3,200자·발행됨

사흘 뒤 축시, 임결이 금원 담을 넘어 석옥 문틈으로 들여다본다. 산 사람들이 묶여 경맥에 결이 새겨지고 있었고, 죽은 줄 알았던 외문 제자도 그 안에 있었다.

사흘 동안, 임결은 그 약공을, 약려 뒷담에서 백 번은 족히 익혔다.

처음 이틀은, 열 번에 늘 세 번은 담 머리를 스쳐 넘지 못해, 땅에 내려서는 소리가 나무 위 참새를 놀라 날렸다. 사흘째 밤에 이르러서야 그 한 모금 기운이 겨우 순해졌다—그는 단숨에 두 장 높이 담을 스쳐 넘어, 담을 넘고, 소리 없이 내려서며, 발끝이 땅에 닿는 그 한 점 가벼운 소리까지 거둬들일 수 있었다.

허나 아무리 익혀도, 축시가 되어, 정말로 금원 그 높은 담 밑에 섰을 때, 그의 손바닥에는, 여전히 땀이 배어 나왔다.

약려 뒷담은 두 장에 지나지 않고, 담 저편은 빈 마당이었다. 금원의 이 담은, 세 장 남짓, 담 저편은 재료 나르는 사람이요, 뜰 지키는 초소요, 그 석옥이었다. 스쳐 넘지 못하거나, 넘다가 소리를 내면—담 안 재료 지키는 자, 초소 지키는 자가 즉시 덮쳐 온다. 그는 시신 한 구조차 남기지 못한다. 백형이 말했다, 그 석옥에 들어간 산 사람은, 하나도 나온 적이 없다고. 그가, 다음 하나가 될 터였다.

임결은 금원 바깥담 동남쪽 귀퉁이의 그늘에 붙어, 백형의 그 종이를 마음속으로 다시 한 번 되짚었다.

담 머리의 횃불이 한 번 흔들렸다. 묵은 초소의 제자가 하품을 하며 내려가고, 새로 올라온 자가 눈을 비비며 담가퀴에 기댄 채,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지금이다.

임결은 기운을 끌어올려, 기운을 용천에서 단숨에 온몸으로 올리고, 발끝으로 담 밑을 한 번 딛었다—몸이 떠올라, 그 세 장 높이 담 머리를 스쳐 지나, 담 안 가장 어두운 재료 더미 그늘 속으로 내려섰다. 안정되게, 조금의 소리도 없이.

그가 들어왔다. 이 바깥에서 보름을 에돌면서도 끝내 다가서지 못한 금원이, 이 순간, 바로 그의 발밑에 밟혔다.


그는 감히 움직이지 않고, 먼저 그늘 속에 엎드려 이 외원을 한 번 훑었다.

외원은 크지 않았고, 청포를 덮은 재료 더미가 가득했다. 그 한복판에 외따로 그 석옥이 서 있었다—네모반듯하고, 창이 없으며, 두꺼운 나무 문 하나뿐이었다. 그 문이 이 순간 열려 있었다. 잿빛 흐린 기운 한 줄기가, 문 안에서 새어 나와, 뜰 안에 옅게 떠 있었다.

재료 나르는 사내 둘이, 오가며 뜰의 재료를 석옥 문 안으로 나르고 있었다.

임결이 석옥 안을 똑똑히 보려면, 그 열린 문 앞까지 옮겨 가야 했다.

그는 재료 더미 그늘에 붙어, 한 치 한 치 옮겼다. 절반쯤 옮겼을 때, 재료 나르는 사내 하나가 재료를 짊어지고, 마주 이쪽으로 왔다.

임결은 숨을 죽이고, 온몸을 두 재료 더미 사이 틈으로 움츠려 넣었다.

그 사내가 재료를 짊어지고, 그에게서 세 척 떨어진 자리를 지나갔다. 거칠고 무거운 숨소리가 바로 귓가에 있었다. 그 몸에서는 석옥 안과 똑같은 잿빛 기운 냄새가, 땀에 섞여 났다. 사내는 이쪽을 보지 않고, 곧장 재료를 석옥에 짊어져 넣고는, 빈손으로 나와, 재료장 저쪽으로 갔다.

그 발소리가 완전히 멀어진 뒤에야, 임결은 줄곧 가슴에 죽여 두었던 그 한 숨을, 극히 가볍게, 극히 천천히, 내뱉었다.

그는 계속 앞으로 옮겨, 그 석옥 문에 가장 가까운 재료 더미 뒤까지 갔다. 더 앞으로는, 가릴 것이 없었다.

이 재료 더미와 문틀 사이 그 좁은 틈으로, 그는 석옥 안을 볼 수 있었다.

임결의 왼눈이, 그 문틈을 따라, 안을 들여다보았다.

석옥 안은, 외원보다 더 어두웠고, 가장 안쪽에만 흐린 누런 등 몇 개가 켜져 있었다. 그 잿빛 흐린 기운이 방 안에서 더 짙게 서려, 무엇을 보든 한 겹을 격했다.

허나 그 한 점 등불에 기대어, 그는 먼저 똑똑히 보았다—방 한복판에, 한 줄로, 대여섯 개의 나무 침상이 놓여 있었다.

나무 침상마다, 사람 하나가 묶여 있었다.

산 사람이었다. 하나하나 빳빳이 묶인 채, 입에 무언가를 물리고, 눈을 뜬 자도, 감은 자도 있었으나, 가슴은 다 아직 오르내리고 있었다.

가장 안쪽 그 침상 앞에, 장삼을 걸친 그림자 하나가, 문을 등지고 서 있었다. 방 안 잿빛 기운이 그를 감돌아, 그 그림자의 얼굴도, 그 장삼의 빛깔도, 손에 무엇을 쥐었는지도, 임결은 똑똑히 볼 수 없었다. 그는 다만, 그 그림자가 한 손을 들어, 침상의 그 사람 몸에서, 천천히, 지극히 요령 있게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가장 참을성 있는 수놓는 여인이, 한 폭 천 위에, 한 땀 한 땀 놓는 것처럼.

임결의 왼눈이, 대뜸 타오르며, 눈두덩이 아프도록 타올랐다.

그는 그 그림자의 수법은 똑똑히 볼 수 없었다. 허나 이 눈은, 침상의 그 산 사람 몸에서 벌어지는 일을, 볼 수 있었다.

그 사람 온몸의 기운은, 본래 순하고, 살아 있었다. 그 그림자의 손이 한 번 움직임에 따라, 그 사람의 기맥 위에, 난데없이, 결 하나가 갈라졌다.

그 결을, 임결은 알아보았다. 그 첫 수법과 흐름을, 그는 《토납권》에서, 월례단에서 무수히 보았고, 털끝만큼도 어긋나지 않았다. 그는 죽은 권(卷)에 새겨진 결을 보았고, 죽은 단에 떨어진 결을 보았다. 허나 이 결은, 아직 숨을 쉬는 산 사람 몸에 베어 넣어진 것이었다.

임결의 호흡이, 멎었다.

그 그림자의 손은 아직 움직였다. 그 베어 넣은 결이, 한 푼 한 푼 깊어졌다. 침상의 그 사람 가슴이 몇 번 격렬히 오르내리다, 다시 천천히 잦아들었다—본래 순하던 그 기운이, 그 결에 막히고, 뒤엉켜, 다시는 순순히 한 바퀴 온전히 돌지 못했다.

바로 이때, 그 그림자가 몸을 살며시 곧추세웠다. 그 한 점 흐린 등불에 기대어, 임결은 잿빛 기운에 가려진 그 반쪽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입가에, 검붉은 한 줄기가 걸려 있었다.

피였다.

그가 그 사람 몸에 엎드려, 그 한 손 한 손 수놓는 듯, 베어 넣는 듯한 동작은, 실은 아직 숨 쉬는 그 몸에 대고, 한 입, 한 입, 그 사람 몸의 피와 살을, 입에 삼키는 것이었다. 그 석옥에 실려 온 '주화 사망자'들은, 그에게 먹이로 바쳐진 것이었다.

그 침상의 사람은 아직 살아 있었다. 그는 눈을 뜬 채, 입이 죽어라 물려, 목구멍에서 가늘어 거의 들리지 않는, 그러나 아무리 해도 터져 나오지 못하는 소리 한 오라기를 짜냈다—그는 제가 먹히고 있음을 알면서도, 소리 한 번, 지르지 못했다.

그 그림자는 조금도 서두르지 않았다. 그는 몸을 엎드린 채, 한 입, 한 입, 더없이 예사로운 한 끼 밥을 드는 양, 느긋하고, 지극히 참을성 있게.

임결은 이 한평생, 주화로 피를 뿜는 사람을 보았고, 난장강에서 기어 나오는 기물을 보았다. 허나 아직 눈을 뜨고, 아직 숨을 쉬는 산 사람이, 또 다른 무언가에게 이렇게 한 입 한 입 먹히는 것은—그는 그게 대체 무엇인지 알지 못했고, 감히, 더 아래로 생각할 수도 없었다.

속이 한 번 뒤집혔다. 그는 목구멍으로 치미는 그 비린 기운을 죽어라 눌러, 겨우 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의 시선이, 그 그림자에서, 침상 하나 침상 하나, 문에 가장 가까운 그 하나로 옮겨 갔다.

그 침상에 묶인 사람을, 임결은 알아보았다.

외문 제자였다. 며칠 전, 그가 잡역원에서 물을 길을 때 이 후생을 본 적이 있었다—그때 이 제자는 남과 웃고 떠들며, 반년만 더 있으면 6층을 칠 수 있다고, 얼굴에는 아직 벽에 부딪혀 본 적 없는, 환한 기쁨이 어려 있었다.

뒷날 들으니, 그는 층을 치다 주화해, 실려 갔다고 했다. 다시 뒷날, 아무도 그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사람들은 다, 그도 그 주화한 이들처럼, 죽었으려니 여겼다.

그는 죽지 않았다. 그는 여기, 눈을 뜬 채, 입이 막힌 채, 문에 가장 가까운 그 침상에 빳빳이 묶여, 그 그림자가 침상 하나 침상 하나, 제 앞으로 옮겨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뜬 두 눈은, 곧게 지붕을 바라본 채, 한 번도 깜박이지 않았다. 앞서 그 한 점 환함은, 진작 사라졌다. 남은 것은, 한 사람이 말짱히 깬 채, 제가 곧 한 입 한 입 먹혀 갈 것을 눈 뜨고 지켜보면서도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을 때, 눈 속에나 어리는 그런 것이었다.

임결은 재료 더미 뒤에 엎드려, 소매 속 그 골첨을, 손가락 마디가 하얘지도록 그러쥐었다.

뛰어든다. 이 두 글자가, 그의 가슴을 한 번 들이받았다.

허나 뛰어든들, 그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문 앞의 재료 나르는 사내 둘은, 응기경의 몸놀림이니, 그 한 검으로 눕힐 수 있었다. 허나 그 문을 등진 그림자는—사람 앞에서, 산 사람을 한 입 한 입 먹으면서도, 느긋한 그것은, 어떤 내력, 어떤 경계인지, 온갖 결을 다 본 그의 이 눈이 그것에게서 파탄 한 곳이라도 찾아낼 수 있는지, 임결은 반 푼도 가늠할 수 없었다. 그는 다만 한 가지만 알아보았다. 이런 것은, 결코 응기 7층 잡역 하나가, 건드릴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하물며 뜰 가득한 초소, 세 장의 담이 있었다. 이 문으로 뛰어들면, 문에 가장 가까운 이 후생 하나는 구해 낸다 쳐도, 그 대여섯 침상은 구하지 못한다. 문이 등 뒤에서 한 번 닫히면, 그 자신이, 다음 침상 위의 사람이 될 터였다.


바로 이때, 외원 저쪽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동남쪽 귀퉁이 그 초소가, 교대하는 차 반 잔 남짓이, 다 되었다. 새 한 반의 순찰이, 가지런한 걸음을 밟으며, 이쪽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임결의 마음이 한 번 서늘해졌다. 그가 올 때의 그 빈틈이, 지금 아물고 있었다. 더 지체하면, 그는 이 순찰과 그 석옥 사이에 끼여, 나가지 못한다.

그가 막 그늘에 기대어 담 밑으로 물러나려는 참에—

석옥 안 그 문을 등진 그림자가, 손이, 홀연 멎었다.

그 그림자가, 천천히, 반쪽 얼굴을 돌렸다.

잿빛 기운이 그를 감돌아, 임결은 여전히 그 얼굴을 똑똑히 볼 수 없었다. 허나 그는 느낄 수 있었다. 그 돌아온 반쪽 얼굴이, 문밖을 향하고 있음을—마치 문틈 밖에, 있어서는 안 될 시선 하나가 있음을 느낀 듯이.

임결의 온몸 솜털이, 다 곤두섰다.

그는 다시 두 번째 눈길을 주지 않았다. 신식을 극에 달하도록 팽팽히 당기고, 재료 더미 그늘에 붙어, 한 걸음 한 걸음 담 밑으로 물러났다. 호흡까지 끊은 채. 그 순찰의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횃불 빛이, 이미 재료장 가장자리를 비췄다.

담 밑까지 물러나, 그는 그 순찰이 몸을 돌려 이쪽을 등지는 한순간을 기다려, 한 모금 기운을 끌어올리고, 발끝으로 담 밑을 한 번 딛었다—몸이 뽑혀 올라, 담 머리로 스쳐 올랐다.

담 머리 가장 높은 곳에 스쳐 올랐을 때, 사흘을 메운 그 한 모금 기운이, 그래도 하마터면 흩어질 뻔했다—몸이 한 번 가라앉았다. 그는 이를 악물고, 그 한 모금 기운을 죽어라 떠받쳐, 아슬아슬하게 담가퀴를 넘어, 담 밖 풀 비탈에 내려섰다.

내려설 때, 끝내 조금 소리가 났다.

담 안, 그 순찰이 "음?" 하며, 발소리가 멎고, 이 담 쪽을 한 번 비췄다.

임결은 제 몸을 풀 비탈에 납작 붙이고, 큰 숨도 감히 내쉬지 못했다.

횃불 빛이, 담 머리를 두 번 오가며 훑고는, 다시 옮겨 갔다.

"들고양이겠지." 담 안 그 순찰이 한마디 중얼거리고, 발소리가 멀어졌다.

임결은 풀숲에 엎드려, 가슴이 북 치듯 뛰어, 한참을 움직이지 못했다. 그 두꺼운 나무 문이 "삐걱" 하며 담 안에서 다시 닫혀, 그 한 방 가득한 잿빛 기운과, 그 대여섯 나무 침상과, 산 사람에 대고 밥을 먹던 그 그림자를, 함께 어둠 속으로 도로 가둘 때까지—그는 비로소, 길게, 한 숨을 내뱉을 수 있었다.


약려로 돌아가는 산길에, 밤바람이 몹시 차서, 흠뻑 젖은 등에 스치니, 한 줄기 한 줄기 시렸다.

임결은 아주 천천히 걸었다. 석옥 안 그 몇 나무 침상, 그 후생의 뜬 눈, 그 그림자 입가에 걸린 그 한 줄기 피—줄곧 그를 따라와, 떨쳐도 떨쳐지지 않았다.

그는 뛰어들었으나, 결국, 그저 본 것뿐이었다. 그 혼자 힘으로는, 그 대여섯 침상 위의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그 석옥을 뒤엎지 못하며, 이 온 산 결의 근원을 끊지 못했다.

그리고 그 문을 등진 그림자, 그 손을 쓰는 자는, 곧 마무리를 짓는다. 그가 다 짓고, 떠나면, 이 석옥, 이 사람들, 이 모든 근원은, 그 눈을 뜬 후생과 더불어, 다 함께 자취를 감출 터였다.

그는 서둘러야 했다. 허나 혼자서는, 서두를 수 없었다.

산길 끝, 장시에는 아직 등 몇 개가 밝았다. 임결은 갈림길에서 걸음을 멈췄다—왼쪽은, 산을 올라 약려로 돌아가는 길이요, 오른쪽은, 산을 내려가는 길이었다.

그는 잠깐 서 있다가, 몸을 돌려 오른쪽으로, 산을 내려가는 길을 따라 걸었다. 걸음이 산을 오를 때보다 빨랐다. 밤이슬이 몹시 무거워 바짓단을 적셨으나, 그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오늘 밤 그 문틈에서 본 일이, 짓눌러 잠들 수도, 날 밝기를 기다릴 수도 없게 했다.

【제 051 장 완 · 현조문 외문 · 금원】

0명의 독자가 이 장에 좋아요를 눌렀습니다

이 작품 업데이트 받기

이메일을 남기면 새 화가 공개될 때 바로 보내드립니다.

관측자 댓글

0건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관측자가 되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