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권: 방시잔법

046장| 홀로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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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층을 깬 임결이 홀로 사지 숨 쉬는 균열에 들어, 그 한 검을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다. 쌍두 결록을 한 수에 눕히고 활기 응옥을 얻어 스스로 7층을 깬다. 허나 돌아와선 여전히 겁 많은 잡역으로 약찌꺼기를 체질한다.

응기 6층은 임결의 몸속에 서린 지 며칠 안 되어, 벌써 비좁았다.

6층을 깨던 그날 밤, 그는 활기 옥수로 《토납권》 제6층의 결을 메웠다.

6층을 넘고부터, 그는 토납할 때마다 그 두 눈이 저도 모르게 7층의 결로 흘끔거렸다. 끊긴 자리도, 흐름도, 또렷이 보였다. 마치 반쯤 닫아 둔, 열쇠 하나만 있으면 되는 문 같았다. 뻔히 보이고 메울 수도 있건만, 인재(引材) 채우기만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니——이 심사는, 안 보이는 것보다도 더 견디기 힘들었다.

7층을 깨려면, 인재가 있어야 했다. 옥수처럼, 균열에서 나온 활기 재료가.

인재가 손에 들어오기만 하면, 이 층은 그가 깰 수 있었다——그는 기다릴 생각이 없었다. 다른 제자들은 한 층에 3년 5년을 걸린다. 그는 이 두 눈이 결을 볼 수 있고 결을 메울 수 있으니, 모자란 건 늘 재료뿐이었다. 재료가 갖춰지면 깬다, 저를 억지로 눌러 두고 천천히 애태울 까닭이 없었다.

다만 이번엔, 혼자 갈 작정이었다.

한백생과 청화가 따라 균열을 탐한 것은, 봉정 이재를 위해서, 그 서로 이로운 흥정을 위해서였다. 허나 균열 속 그 검의, 그의 소매 속 골첨 하나가 뿜는 검기——이것들은, 그가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았다. 그 한 검을 쓰려면, 곁에 다른 이가 있어선 안 되었다.

"뒷산 응달 비탈 약을 캐러, 반나절이면 옵니다." 그는 약 맡은 노인에게 한마디 이르고, 약망태를 지고 혼자 산을 올랐다.


사지 서쪽에서, 그는 앞서 새겨 두었으되 감히 손대지 못한 균열 하나를 골랐다.

그 균열은 한 번 벌어졌다 한 번 오므라들고, 가장자리 빛이 그에 따라 밝았다 꺼졌다 했다——'숨 쉬는' 그런 종류로, 잠든 것보다 사나웠다. 허나 그 균열 벽 속에는, 옥수보다도 밝은 활기 한 덩이가 감춰져 있었다. 그는 요 며칠 멀찍이 세 번을 지켜보며, 그 숨쉬기의 가락을 알아냈다. 한 번 들이쉬고 한 번 내쉬는 사이에, 아주 작은 반 숨쯤, 갈라진 입이 활짝 벌어지고 가장자리 사람 삼키는 빛이 가장 옅어지는 때가 있었다.

그 작은 반 숨이, 들어가는 창(窓)이었다.

창은 무섭도록 좁았다. 한 박자를 잘못 세거나, 반걸음이 늦으면, 그 균열이 한 번 오므라들어, 그는 균열 가장자리를 스친 두 번째 토끼가 된다——털째 뼈째, 한 덩이가 결한 채. 혼자 오니, 밖에서 그를 위해 때를 재고 '들어가' 소리쳐 줄 이가 없었다.

임결은 갈라진 입에 붙어 한참을 웅크린 채, 그 한 번 벌어졌다 오므라드는 것을 노려보며, 가락을 마음속으로 세고 또 세어, 손바닥에 땀이 배도록, 그 한 들숨 한 날숨이 뼈에 새겨지도록 세었다.

일곱 번째로 세어, 갈라진 입이 활짝 벌어지는 찰나, 그는 숨을 죽이고, 몸을 날려 들었다.

등 뒤의 그 균열이 "훅" 하고 한 번 오므라들었다 다시 벌어지며, 기파(氣波)가 그의 뒤꿈치를 스쳐 지났다, 뼛속까지 시리게. 균열에 드니, 바깥 하늘빛은 사라지고, 균열 벽의 그 '깨끗한' 미광만이, 아래로 가라앉는 좁은 길 하나를 비추었다. 임결의 왼쪽 눈 아래 그 한 점 열기가 타올라, 한 걸음 한 걸음 사람 삼키는 빛 없는 단단한 자리를 골라 나아갔다——

균열 속은 밖에서 보던 것보다 깊었다. 좁은 길 끝의 그 활기 덩이가 눈부시게 밝은데, 활기 앞에는, 뿔 하나가 결한 사슴 한 마리가 서려 있었다——온몸에 청흑색 비늘이 돋고, 이마의 두 뿔 중 하나가 끊겨, 끊긴 자리에서 '깨끗한' 빛이 흘렀다. 마침 고개 숙여 그 활기를 마시고 있었다.

쌍두 결록. 한백생이 한 번 입에 올린 적 있는 기물로, 사람을 들이받는 게 사나웠다.

그 사슴은 활기를 마시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끊긴 뿔의 끊긴 자리를 그에게로 겨누고, 콧김으로 청백색 장기 두 줄기를 뿜었다. 낯을 가리고 먹이를 지키느라, 앞발로 땅을 긁으며 들이받을 기세였다. 이만한 기물이 들이받아 오면, 응기 7층 진전이라도 우선 그 예봉을 피해야 했다.

예전 같으면, 임결은 그것을 꾀고, 피하고, 허점을 드러내기를 기다려야 했다. 혼자 그것을 맞대면, 십중팔구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허나 이번엔, 그는 물러나지 않았다.

왼쪽 눈이 한 번 훑자, 그 사슴 끊긴 뿔의 끊긴 자리가, 바로 그놈 온몸 결문의 뿌리요, 그놈의 명문이었다. 사슴 발굽이 막 땅을 뜨자, 그는 손목을 한 번 뒤채어, 골첨이 검기 한 줄기를 끌고, 그 검의의 힘줄기를 따라, "치익" 하고 찔러 냈다.

검기는 몸을 붙일 필요가 없었다. 한 장을 사이에 두고, 그 한 줄기 검기가 허공을 가르며 이르러, 그 사슴이 그를 들이받기 전에, 끊긴 뿔의 끊긴 자리를 정통으로 맞혔다.

결록의 거대한 몸이, 반쯤 들이받던 기세 위에서 문득 굳더니, '깨끗한' 빛이 끊긴 자리에서 무너져 나오고, 우르르 고꾸라져 균열 벽에 부딪혀 먼지를 우수수 떨어뜨렸다——임결의 발끝에서 반 자도 안 되는 곳에 멈추었다.

임결은 쓰러진 결록 곁에 선 채, 가슴이 오르내렸다.

이게 보름 전이었다면, 그는 이 숨 쉬는 균열조차 감히 들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혼자서, 한 검으로, 사람 들이받는 사나운 결록 하나를 쓰러뜨렸다. 그 균열에서 주워 온 검의는, 값어치가 있었다.

그는 고개 숙여 손에 든 그 골첨을 한 번 보았다. 끝의 그 한 줄기 검기가, 서서히 거두어져, 자취도 남기지 않았다.

그 결록의 온몸 청흑색 비늘도, 그 끊긴 뿔 토막도, 죄다 기물을 벼리고 단약을 짓는 좋은 이재라, 여느 때 같으면 한백생이 반드시 말끔히 벗겨 냈을 것이다. 허나 오늘은 그 혼자요, 게다가 언제든 오므라들 이 숨 쉬는 균열 속이니——한 구명의 첫째 조항, 욕심내지 마라. 사슴 재료는 두 번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는 사슴 시체를 돌아, 두어 번에 균열 벽에서 그 활기 덩이를 후벼 냈다——오래 머물지 마라, 한 구명의 둘째 조항이었다. 그것은 옥수보다 더 밝고 더 두꺼운 활기 응옥 한 덩이로, 따습게 손바닥에 붙어 왔다.

7층을 깰 인재가, 손에 들어왔다.

헌데 그가 활기를 후벼 낸 바로 그 찰나, 그 숨 쉬는 균열의 '숨'이, 흐트러졌다.

앞서 고르던 한 번 벌어졌다 오므라드는 것이, 이때는 놀란 듯, 가락이 온통 흩어졌다——아마도 그 활기 덩이가 뽑혀 나가, 이 균열 자신이 '아파진' 것이리라. 임결의 마음이 서늘해졌다. 그가 들어올 때 정확히 셌던 그 창이, 사라진 것이다.

균열 벽 양편의 '깨끗한' 빛이 떨리기 시작하며, 가운데로 밀려들었다. 지금 나가지 않으면, 이 균열이 한 번 오므라들어, 털째 뼈째 그를 안에 갈아 넣어, 그 들토끼와, 그 괴이하게 죽은 세 산수사와 같은 꼴이 된다——혼자 들어왔으니, 뒤를 끊어 줄 이도, '물러나라' 외쳐 줄 이도 없었다.

그는 미처 곱씹을 새도 없이, 왼쪽 눈으로 그 빛의 밝고 꺼짐을 노려 죽이며, 밀려드는 두 빛 사이, 아직 아물어 닫히지 않은 한 줄기 틈새를 골라, 몸을 옆으로 틀어 뚫으려 했다——

헌데 눈꼬리로, 균열 깊은 곳에, 청회색 작은 것 하나가 웅크린 것을 스쳐 보았다. 손바닥만 한 것이, 밀려드는 두 '깨끗한' 빛 사이에 오그라들어, 한 쌍 밝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겁에 질려 굳어 꼼짝 못 했다. 그 들토끼를 갈아 낸 빛이, 한 치 한 치 그것에게로 밀려들고 있었다.

앞서 얕은 균열 어귀에서 고개를 내밀었다가, 한 번 마주치자 내빼던 그 녀석이었다. 임결의 왼쪽 눈이 한 번 훑자, 가슴 그 서늘함이 또 왔다——그것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말끔히, 한 획도 결하지 않아, 이쪽 천지에 있을 법하지 않게 온전했다.

그는 이미 그 한 줄기 살길 위로 몸을 틀어 놓았다. 내력 모를 작은 짐승 하나야, 본디 그의 일이 아니었다. 그의 이 목숨은, 한 구명의 철칙에 힘입어, 한 걸음 한 걸음 균열에서 아껴 되찾아 온 것이니, 그것을 위해 반 푼의 위험도 더 무릅쓸 까닭이 없었다.

허나 그 겁에 질려 얼빠진 눈이, 곧장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쯧." 그가 낮게 한마디 욕하며 몸을 돌려, 응옥을 품에 한 번 쑤셔 넣고, 손을 뻗어 그 청회색 덩이를 낚아채 가슴에 꽂아 넣고는, 몸을 돌려 그 한 줄기 틈새를 향해 들이받아 나갔다. 품에 한 덩이가 늘어, 사람이 무거워지고, 느려졌다. 등 뒤에서 "탁" 하는 소리와 함께 숨 쉬는 균열이 아물어 닫혔고, 그의 뒷섶 한 폭이 그 '깨끗한' 빛에 스쳐 나가, 가지런히 한 덩이가 크게 결했다——반 치만 더 느렸어도, 깎여 나간 건 그의 등뼈였다.

사람이 비탈 위로 굴러 넘어졌다. 그는 몸을 뒤집으며, 먼저 가슴의 그 한 덩이를 감쌌다. 그 작은 것이 그의 품에서 비집고 나와, 바람 속 잎사귀처럼 떨면서도, 급히 달아나지 않고, 한 쌍 밝은 눈으로 곧장 그를 바라보았다, 한참을.

임결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것을 건드리지 않았다. 한참 만에, 그 작은 것이 조심스레 반걸음 다가오더니, 보송보송한 머리로, 지극히 가볍게 그의 손끝을 한 번 비볐다.

헌데 바로 그때, 그것이 온몸을 문득 굳히더니, 목 뒤 그 청회색 솜털이 올올이 곤두서고, 목구멍에서 가늘고 떨리는 울음 한 소리를 짜냈다. 임결이 그것이 부릅뜬 쪽을 좇아 바라보니——그것을 하마터면 갈아 죽일 뻔한 그 숨 쉬는 균열이 아니라, 더 먼, 현조문 그쪽이었다.

금원의 방향.

그 작은 것이 겁내는 것은, 균열이 아니었다. 이 생각이 임결의 마음을 막 스쳐 지날 때, 그것은 이미 "쑥" 하고 비탈가의 얕은 균열 하나로 내빼어 자취를 감췄고, 그 얕은 균열의 미광마저 함께 어두워졌다——방금 그를 피할 때보다도 더 급하게 달아났다.

그는 어두워지는 균열 어귀를 응시하다가, 다시 고개 돌려 현조문 그쪽을 바라보았으나, 까닭을 알아내지는 못했다. 방금 사람 삼키는 균열에서 반 목숨을 주워 온 작은 짐승이, 그 온몸의 겁이, 정작 균열을 향한 것이 아니라니.

그는 이 이상한 일을 마음에 담아 두고, 바람을 등진 큰 바위 하나를 찾아 앉았다. 해가 아직 일렀다. 7층의 결은, 아무래도 이 반나절을 틈타 메워야 했다.


이번 결 메움에는, 그는 심권의 탁본을 가져오지 않았다.

6층을 깰 그때만 해도, 그는 아직 《현조토납》 심권에서 탁본해 온 보법(補法)을 따라, 한 획 한 획 맞춰 이어야 했다. 허나 이 반년, 공법을 메우고, 부적을 메우고, 검의를 메우고, 결을 하나 또 하나 메워 오면서——그 두 눈은 진작 '결을 어떻게 메우는가'의 이치를, 뼛속까지 들여다보았다.

그는 눈을 감고, 기를 단전에 가라앉혀, 한 층 한 층 위로 끌어 올렸다. 제7층 그 고비 앞에 이르자, 왼쪽 눈 아래 그 한 점 열기가 밝아지며, 제 경맥 속을 들여다보았다——그 끊긴 결의, 끊긴 자리도, 흐름도, 메워야 할 그 한 획도, 또렷하여, 다시는 누구의 탁본을 마주할 필요가 없었다.

그는 그 활기 응옥의 활기를 끌어내, 제가 짚어 낸 흐름을 따라, 끊긴 자리에 채워 넣었다.

이 응옥은 옥수보다 더 맵고 더 두꺼워, 끌어내자마자 사방으로 부딪치려 했다. 허나 그는 옥수를 길들이고, 그 되받아치는 검의를 길들여 본 터라, 이때는 신식이 든든히 누르며, 한 올 한 올 끊긴 자리로 이끌어 넣었다——한 푼 채우면 기맥이 한 푼 통하고, 몇 해나 끊겨 있었는지 모를 그 결이, 그의 눈 아래 한 치 한 치 아물어 붙었다. 끊긴 자리에 결한 그 한 획을, 그의 눈이 또렷이 보니, 메우는 것이 팔을 부리듯 뜻대로였다.

기맥이 이어지는 찰나까지 채우자, 그의 경맥 속에 엎드려 있던 그 검의가, 문득 "웅" 하고 한 번 떨더니, 무언가를 맡은 듯, 새로 통한 기맥을 따라 한 토막 솟구쳐 올랐다——7층의 기가 두꺼워지자, 그 한 검이, 따라서 묵직해지고 날카로워졌다. 고비 앞에 막혀 있던 그 한 숨이, 순순히 제7층 관규(關竅)를 감돌아 넘었다.

응기 7층.

눈을 뜨니, 손바닥의 그 활기 응옥은, 이미 짜여 무겁게 가라앉은 어두운 돌이 되어 있었다. 대가는 여느 때와 같았다——왼쪽 눈이 붓고, 목구멍에 한 가닥 비릿한 단맛. 6층을 깨던 그날 밤에 비하면, 훨씬 수월했다.


약려로 돌아오니, 아직 날이 저물지 않았다. 약 맡은 노인이 대뜸 한바탕 욕을 퍼부으며, 약 캐러 오래 다녀왔다 나무라고는, 벌로 뒤뜰 큰 약찌꺼기 두 항아리를 한 차례 체질하라 했다.

임결은 손을 늘어뜨리고 "예" 하며, 소매를 걷고 항아리 앞에 웅크려, 천천히 숯 알갱이를 골라내기 시작했다. 노인이 투덜투덜 욕하며 가 버렸으나, 조금도 알아채지 못했다. 이 순하게 숯 알갱이를 골라내는 겁 많은 잡역이, 한낮에야 혼자 사람 삼키는 균열에 들어 제7층을 깨고, 소매 속에 사람 목숨을 앗을 한 검을 감추고 있음을.

【제 046 장 완 · 현조문 뒷산 · 사지 숨 쉬는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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