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명향편

036화| 첫 번째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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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비행 중 리카의 뇌결정에 출처 미표기 메모가 스스로 떠오른다. 그것은 그가 입 밖에 내지 않은 물음을 알고 있었고, 번호는 01이었다.

개원 1010년 1월 1일 · 저녁 17:46 · CV-1A 진입 · 산트라니아 외곽 공역

리카가 막 잠들려던 참에, 그 파편이 또 한 번 튀었다.

얼음층 아래, 한 줄로 굽은 등들. 반 바퀴 돌아간, 방향이 어긋난 기호 하나. 한 여자의 목소리, 그가 읽어 낼 수 없는 음을 읊는.

지난 몇 번과 똑같이, 그가 초점을 맞추려고만 하면 관자놀이가 깊은 곳으로 욱신거렸고, 그림이 따라 흐려졌다. 그는 놓았다. 이것은 그가 이미 억지로 보지 않기를 익힌 것이었다—억지로 보면 아프기만 하고, 또렷이 보이지 않는다. 그는 그것을 관자놀이의 그 자리에 도로 얹어, 제 스스로 튀고 제 스스로 옅어지게 두었다.

그는 눈을 떴다.

현창 밖, 산트라니아의 불빛 바다는 이미 지평선까지 깔려 있었다. 이 고도에서 보면 도시 전체가 빛나는 회로기판 한 장 같았고, 자기부상 노선은 불 켜진 구리 궤도, 메인 시티의 타워 군은 기판에 납땜된 부품들이었다. CV-1A가 고도를 낮추기 시작했고, 단축 모드가 항관과 진입 순서를 맞추는 중이었다—물론, 맞추는 건 또 하나의, 존재하지 않는 신분이었다.

6시간 남짓, 날아서 돌아왔다.

동토에서의 그 한판, 제 스스로 절차를 다 돌린 그 인스턴스, 그보다 10분 일찍 기록을 읽고 간 그 누군가—읽어 낼 수 없는 것들이 한 무더기 머릿속에 짓눌려 있었고, 아직 한 가지도 정리되지 않았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게 바로 이런 상태였다: 손에 든 것 하나하나가 그가 생각해 낸 것보다 한 겹 더 깊었다.

그는 눈을 감고, 착륙 전에 몇 분이라도 더 눈을 붙이려 했다.


뇌결정 인터페이스가, 켜졌다.

리카의 첫 반응은 보는 게 아니라, 경계였다.

이 뇌결정은 그가 직접 만든 것이었다. 원형기, 출시 안 됨, 어떤 외부 망에도 연결 안 됨. 그것은 단 한 가지 일만 했다: 수동으로 신호를 돌리는 것—그가 명령을 내리면 실행하고, 밖에서 뭔가 들어오면 표시한다. 그것은 결코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갑자기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건, 줄곧 조용하던 방에서 갑자기 누군가 말을 하는 것과, 같은 종류의 서늘함이었다.

그는 눈을 뜨고, 인터페이스를 봤다.

[메모 · 01]
[출처: 미표기]
[트리거: 네가 오늘 던진 그 물음]

리카의 호흡이 멎었다.

그는 오늘 어떤 물음도 「던진」 적이 없었다. 적어도, 뇌결정에 대고 묻진 않았다. 귀환 비행 중 기록을 덮어쓰던 그 순간, 마음속에 한 가닥 생각이 스치긴 했다—그 청소가 제 스스로 일곱 군데를 다 돌릴 때, 그는 「이건 도구 같지 않다」는 한마디를 떠올렸다. 하지만 그건 생각이었다. 그는 입 밖에 내지 않았고, 타이핑하지 않았고, 어떤 명령도 내리지 않았다.

그것이 어떻게 그가 「물었다」는 걸 안단 말인가?


그는 그 한 줄을 노려본 채, 손가락을 무릎에 멈추고, 인터페이스를 만지러 가지 않았다.

이성적으로 그는 그것을 꺼야 한다는 걸 알았다. 그의 생각을 읽는 것은, 그게 선의든 다른 무엇이든, 그를 겨눈 총 한 자루보다 더 꺼야 마땅했다. 하지만 그의 또 다른 절반—파다가 절반쯤에서 멈추지 못하는 그 자신—이 손을 뻗어, 그 메모를 눌러 열었다.

[L.K.S._Core 는 그저 코드명이 아니다]

딱 이 한 줄.

리카는 3번 읽었다.

L.K.S._Core. 그는 암망에서 십몇 년을 굴렀지만, 이 서명 자체는 얼마 전에야 무심코 정해 둔 것이었다—적어도 그는 줄곧 그렇게 여겨 왔다. 코드명. 도구. 그를 대신해 뒷문을 열고, 지름길을 달리고, 기록을 지우는 것.

그저 코드명이 아니다.

그건 무엇인가?

그는 아래로 찾았다. 메모 아래에는 아직 내용이 있었다—거기에 뭔가, 한 단락이 통째로 있다는 건 알아볼 수 있었지만, 읽어 낼 수가 없었다. 난수가 아니라, 그가 인스턴스 파편 속에서 본 적 있는 그 「읽어 낼 수 없음」이었다: 기호 하나하나는 따로 보면 다 알아보겠는데, 이어 붙이면 한 덩이로 흐려져, 무언가 그가 보지 못하게 막는 것 같았다. 그가 초점을 맞추려 할수록, 관자놀이의 그 욱신거림이 더 깊은 곳으로 파고들었다—그 여자 목소리 파편과, 같은 종류의 통증, 같은 자리.

그는 놓았다. 통증이 물러갔다. 그 내용도 따라 읽어 낼 수 없는 잿빛 속으로 가라앉았다.


리카는 등받이에 기댔다.

그가 지금 확신할 수 있는 건 단 한 가지뿐이었다: 방금 이 메모는, 그가 쓴 게 아니다.

제 스스로 돌아간 그 청소와 똑같이, 그 NULL 규칙이 제 스스로 막아 낸 연관 인덱스와 똑같이—또 하나, 그의 이름 아래 있으되 그가 손수 놓은 게 아닌 것이, 제 스스로 솟아나, 그의 앞에 펼쳐져, 그가 와서 보기를 기다렸다.

이 서명은 그가 미처 떠올리지 못한 곳을 대신 떠올려 주었고, 그가 입 밖에 내지 않은 생각도 알았으며, 이제는 거꾸로 그에게 일러 주었다—그건 그저 코드명이 아니라고.

아주 오래전의 어떤 그가, 대체 이 한 줄의 글자 속에 무엇을 숨겨 둔 걸까?


CV-1A가 또 한 단 내려갔다. 도시의 불빛 바다가 솟아올라, 현창 전체를 가득 채웠다.

리카는 그 메모를, 그가 읽어 낼 수 없는 그 내용까지 함께, 뇌결정 맨 안쪽 그만이 들어갈 수 있는 칸에 거둬 넣었다. 그는 셀 수 없이 많은 단서를 거둬 왔고, 버릇은 이랬다—읽어 내지 못하는 것은, 일단 넣어 두고, 표시해 두고, 충분히 모이면 다시 돌아와 맞춰 본다.

그는 그 메모에, 표식을 하나 눌렀다.

표식을 하는 그때 그는 한 가지를 알아챘다: 메모의 번호는 01이었다.

첫 번째.

번호가 01부터 튀어 나가는 건, 그 그림자의 시퀀스와 똑같았다—뒤로 길게 이어지는 그 자리들은, 비어 있었다. 즉, 두 번째, 세 번째가 또 있을 거라는 뜻이었다. 즉, 그것을 숨겨 둔 그가, 메모 한 덩이만 준비한 게 아니라, 한 덩이 한 덩이 지금의 그에게 먹여 줄 작정이었다는 뜻이었다.

누군가 그를 위해 길 하나를 깔아 두고, 한 구간마다 길표 하나를 놓아 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는 이제야 첫 번째에 다다랐다.


착륙 경고가 켜졌다. CV-1A가 마그네타 운송 서부구의 그 사설 격납고에 조준을 맞췄다.

리카는 안전 벨트를 풀었다. 왼쪽 뒤 반 걸음, 선실 안보다 1도 더 낮은 그 한 덩이 추위가 그를 따라 일어섰다—Shadow_001도 내릴 참이었다.

그는 거둬 둔 그 메모를 마지막으로 한 번 봤고, 인터페이스에는 옅은 표식 하나만 깜빡이고 있었다.

그는 나직이 제 자신에게 한마디 했고, 아무도 듣지 못했으며, Shadow_001조차 듣지 못했다.

「너는 대체 누가 쓴 거지?」

【제036화 끝 · CV-1A 진입 → 산트라니아 마그네타 운송 서부구 격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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