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명향편

005화| 그가 직접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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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직접 간다

온라인 추적의 위험을 따져본 리카가 현장행을 택한다. 비서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장비를 챙겨, 아무도 못 가는 곳을 위한 비행정에 오른다.

개원 1010년 1월 1일 · 새벽 03:42 · 산트라니아 정보연구 제10자국

리카는 지도를 껐다.

그는 의자에 앉아 대략 2분을 생각했다. 커피는 진작 세 번째로 식었고, 그는 다시 데우기가 귀찮았다.

결정 자체는 사실 간단했다. 문제는 얼마만큼의 대가를 치르느냐였다.

그는 백도어 2개를 더 쓸 수 있었다 — 남은 건 5개 — 이 서명을 끝까지 파낼 수 있었다. 이론상 파낼 수 있었다. 하지만 한 번 쓸 때마다, 이 서명은 누군가 자기 기록을 건드린다는 걸 "알아챌" 것이었다. __root__ 권한으로 자기를 검증하고, 85년간 누구에게도 발각되지 않고, 4,891곳에 실행 기록을 남긴 그것 — 만약 그것에게 의식이 있다면, 그는 그것이 자기가 노려지고 있음을 아는 걸 원치 않았다.

만약 그것에게 의식이 없다면, 그건 온라인으로 조회해서 알아낼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다. 온라인으로 조회해 나온 것이라면 그것이 진작 자동으로 정리했을 테니까.

그는 현장을 봐야 했다.

—

리카는 다른 단말기 하나를 열었다.

> compose --recipient 엘레나 --encrypt aes512 --send-at 06:00
> body: 안녕. 오늘부터 연속 3일 회의 전부 취소. 나 찾지 마. 급한 일 없음.
> 쿼크의 눈 본부로 나 찾으러 오지 마.
> 일 생기면 내가 알아서 돌아올게.
> ——리카
> end

엘레나는 그의 비서였다. 올해 서른네 살, 그와 8년을 일했고, 리카에게 "오프라인 상태"라는 설정이 있음을 아는 쿼크의 눈 안의 몇 안 되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묻지 않을 것이었다. 그런데 오늘 그는 한 마디를 더 적었다. "쿼크의 눈 본부로 나 찾으러 오지 마" — 왜 이 한 마디를 더 적었는지 그 자신도 의외였다. 다 적고 나서 그는 그것을 지우지 않았다.

그는 예약 키를 눌렀다. 메시지는 여섯 시 정각에 자동으로 발송될 것이고, 그때쯤 그는 이미 공중에 있을 터였다.

—

두 번째는 장비였다.

그는 책상 밑 서랍에서 검은 하드케이스 상자 하나를 끌어냈다. 상자 안에는 쿼크의 눈이 아직 공개 실험하지 않은 뇌결정 인터페이스 예비기가 있었다 — 그가 직접 만든 첫 번째 프로토타입으로, 지금 공장 라인의 버전보다 3년 낡았지만 기능은 오히려 더 많았다. 프로토타입은 외부로 유출하지 않았고, 이 기기는 그 자신만 써봤다.

그는 뇌결정 인터페이스를 외투 안주머니에 넣었다.

이어서 평범한 만년필로 위장한 외부 통신기였다. 이 펜의 신호는 스펙트라의 모든 노드를 우회해, 쿼크의 눈 지하 어느 오프라인 중계소로 직접 연결됐다. 그는 지난 8년간 2번 썼고, 2번 다 좋은 일은 아니었다. 오늘 그는 그것을 챙겼다.

마지막은 손톱만 한 하드디스크였다. 하드디스크 안에는 그가 8개월 전 L.K.S._Core를 막 정한 그날 손 가는 김에 쓴 작은 프로그램 한 단락이 담겨 있었고, 자기도 여기 있다는 걸 잊고 있었다. 오늘 밤 그는 그것을 떠올렸다.

그 프로그램은 자기가 존재했던 모든 전자적 흔적을 지우는 데 쓰는 것이었다. 당시 그는 언젠가 쓸 데가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오늘 그는 쓸 데가 생겼다.

—

리카는 일어서서, 의자를 제자리로 밀어 넣었다.

그는 자국 출입구로 걸어가, 외출 전 정기 스캔 키를 눌렀다. 벽면 전체가 녹색 상태 바를 띄웠다 — 모든 게 정상. 커피머신만 빼고. 커피머신 모서리에 작은 주황색 알림이 하나 떴다. "세척 필요." 리카는 한 번 보고는, 못 본 척했다.

그는 막 외출 키를 누르려다, 잠시 멈췄다.

그는 단말기 앞으로 돌아와, 마지막 명령 하나를 쳤다.

> mark --location "동토 북경 S-17-R" --status "본인 직접 감"
> --visibility "self only"
> --authorize: L.K.S._Core

이 명령은 그 자신을 "S-17-R로 가는 중"으로 표시했고, 그 자신만이 볼 수 있었다.

이론상으론 전혀 필요 없었다 — 그가 가려는 곳은 어차피 그 자신만 갈 곳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는 동작 하나가 필요했다. 자기 자신에게 일러두기 위해. 나는 이곳에 가려는 사람이 나임을 인정한다.

이론상 그 서명은 — 85년간 수천 번의 작업을 실행한 그 "L.K.S._Core"는 — 바로 그 자신이었다. 다만 그가 기억하지 못할 뿐.

만약 그가 가지 않으면, 그는 그 서명이 남이라고 계속 가장하게 될 것이었다.

—

그는 확인을 눌렀다.

그는 이번에 한마디 욕을 했다. 아주 가볍게, 거의 그 자신만 들리게.

"씨발."

—

리카는 정보연구 제10자국을 걸어 나갔다.

차가운 밤바람이 산트라니아 북쪽에서 불어왔고, 바다 냄새가 뒤따라 와, 원석 발전소 특유의 금속 잔향을 약간 머금고 있었다. 그는 외투 깃을 세워 올리고, 마그네타 운송 서구의 개인 격납고 방향으로 걸어갔다.

새벽 03:46, 시내는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 그가 지나는 이 거리엔 자기부상열차 막차 한 대만이 지하 터널에서 굉음을 내며 지나갔고, 지면 위 얇은 서리가 진동에 들렸다가 다시 내려앉았다.

격납고에서, CV-1A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직접 엔진을 손본 그 부유 로터 비행정 — 마그네타 운송이 이번 달에야 라인에서 나온 최신 주력 기종으로, 양산은 다섯 대만 했고, 그중 세 대는 아직 본사에서 시험 비행 중이며, 남은 두 대 중 한 대는 이사회 전시용, 한 대는 그 자신 것이었다.

그것의 이름은 CV-1A. Cross-Vector Type 1A. "첫 번째 횡단 비행체"라는 뜻이었다.

그 "횡단"은 마케팅 선전이 아니었다. 리카 자신이 그해 설계도를 그릴 때 몰래 적어 둔 목적이었다 — 그는 아무도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날아갈 수 있는 비행정을 원했다.

리카는 격납고로 걸어 들어갔다.

"오랜 친구야." 그가 말했다. "동토로."

CV-1A의 미등이 켜졌다.


【제005화 完 · 산트라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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