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수정되는 사진

어느 실종자의 벽에 걸린 사진 41장은 모두 오른쪽 눈동자에 회백색 테가 있다. 며칠 연속으로 재 보면 얼굴은 하루가 갈수록 누군가의 기억 쪽으로 다가간다.

마지막 업데이트: 2026.06.20

어느 실종자가 벽에 남긴 사진 41장은 갓난아기 때부터 지난달까지, 모든 장의 오른쪽 눈동자 가장자리에 폭 1 mm의 회백색 테가 있다. 왼쪽 눈은 깨끗하다. 실물의 눈도 깨끗하다. 초등학교 졸업 사진, 고등학교 신입생 환영회, 신병 훈련 사진, 사회에 나와 처음 찍은 정장 사진, 모든 장에 있다. 옆에 선 어머니는 그런 일 없다고 말한다. 덮어쓰기가 바꾸는 범위는 인화지까지 거슬러 파고들고, 과거에 찍힌 사진도 함께 바뀐다.

그것을 재려면 기준물이 필요하다. 인화지 테두리를 축척으로 삼아 눈썹뼈, 눈썹 끝, 눈두덩, 회색 테가 테두리에 대해 갖는 위치 비율을 잰다. 수치는 노트에 적고 파일 hash와 맞춰 둔다. 다음 날 같은 비율로 한 번 더 대조하면 숫자가 알아서 말을 한다.

더 이상한 것은 이렇다. 같은 단체 사진을 며칠 연속으로 재면 셋째 날에는 모든 항목이 둘째 날보다 조금씩 옅고, 넷째 날에는 셋째 날보다 또 조금씩 옅다. 눈썹뼈, 눈썹 끝, 눈두덩, 회색 테가 하루가 갈수록 작아지며 '누군가가 기억하는 모습' 쪽으로 조금씩 다가간다.

무언가가 누가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다음 증거를 그 사람이 믿고 싶어 하는 버전으로 조용히 고치기 시작한 것 같다.

벽의 주인도 변하고 있다. 그녀는 아들이 어릴 때 초록 콰이콰이를 제일 좋아했다고 말한다. 초록 콰이콰이를 좋아한 사람은 다른 실종자다. 그녀는 대학 졸업 단체 사진에 아버지도 있었다고 말하는데, 아버지는 10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 고등학교 졸업 여행지를 뤼다오로 기억하지만 표 반쪽에는 오키나와라고 적혀 있다. 그녀는 아들이 중학생 때 방에서 건프라를 조립했다고 기억하는데, 그 방에는 모형을 조립한 흔적이 하나도 없다. 그녀의 말투에는 망설임이 조금도 없고 3주 전과 똑같이 확신에 차 있다. 그녀는 그렇게 기억하고 있다.

3주 뒤 그 벽은 41장에서 39장이 되었다. 빠진 것은 열한 살 수영장과 열세 살 운동장, 그 두 장이다. 못은 제자리에 그대로 있고, 벽면에는 액자가 눌린 네모 자국도, 덜 바랜 페인트 테두리도 없다. 그 두 장은 누군가 떼어 낸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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