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카이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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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이천

탐사 기자

스물아홉 탐사 기자, 프리랜서. 한 실종 사건이 그를 새벽 03:17의 타이베이로 이끈다——그 순간부터 그는 이 도시의 무언가가 은밀히 바뀌었음을 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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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이천

스물아홉 살의 탐사 기자. 프리랜서로, 당파에 속하지 않고 권위를 믿지 않는다. 그는 수동 초점의 낡은 Sony α7, 방수 노트, 중고 녹음기를 쓴다. 증거는 암호화 하드디스크에만 저장하고, 클라우드는 건드리지 않는다.

그는 냉정하고, 계산적이며, 숨기는 데 능하고, 두려워도 그대로 앞으로 파고든다. 그가 무엇보다 신경 쓰는 것은, 본 것을 적어 두는 것—그것이 지워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새벽 03:17

한 실종 사건이 그를 새벽 거리로 이끌었다. 03:17, 하늘이 한 줄기 틈을 벌렸다가 몇 분 만에 사라졌다—깨어 있어 본 사람은 드물었고, 편의점 점원은 그쪽을 2초 바라보고도 나중엔 자기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그 밤을 노트에 적었다. 시각, 장소, 그 점원의 눈빛. 그것이 그가 이 일을 쫓는 출발점이었다.

잘못된 간판 글자

그는 목격자를 찾아 5개 구를 샅샅이 뒤지다가 더 이상한 사실을 발견했다. 새벽에 이변을 본 사람들이 하나둘씩 말을 바꾸고, 자기 글을 지우고, 연락이 끊기더니, 결국에는 계정까지 사라져 버렸다. 이 모든 일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기억하는 사람은 오직 그 자신뿐이었다.

간판 하나가 그의 눈앞에서 한 번 깜빡였고, 익숙하던 글자가 그가 알아보지 못하면서도 어렴풋이 읽어낼 수 있는 어떤 사각 글자로 바뀌어 있었다.

감시 카메라 속 골목

그는 남의 눈으로 자신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법을 익혔다—분식집, 오토바이 수리점, 음료 가게에서 감시 카메라 영상을 빌렸다. 제조사도 각도도 다른 세 대의 카메라가, 새벽 03:15:40부터 03:18:20까지 같은 시간대에, 모두 같은 벽돌담 중간 구간을 찍었는데, 거기엔 있어서는 안 될 구멍 하나가 더 생겨 있었다.

그 길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저 담은 십몇 년에서 이십 년쯤 서 있었지만 골목 같은 건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싱윈역

단서는 한 곳을 가리키기 시작했다. 싱윈역—타이베이 지하철 시스템에 존재하지 않는 역 이름이었다. 새벽에 지하철을 탄 사람들은 역명 화면에 그것이 한순간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어떤 사람의 휴대폰 앨범에는 그 사각 글자 역명을 찍은 스크린샷 한 장이 저절로 늘어나 있었고, 인터넷에 올린 지 17분 만에 스스로 지워졌다.

그는 이 스크린샷들을 한 장 한 장 암호화된 하드디스크에 저장했다.

제2 승강장

그는 새벽의 그 시간대를 가늠해, 있어서는 안 될 통로를 끝까지 걸어가, 있어서는 안 될 승강장에 올라섰다. 승강장 맞은편에는 검붉은 낡은 디젤 열차가 한 줄로 서 있었고, 가장 가까운 차량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그들의 생김새, 자세, 옷차림은 그가 조사했던 그 실종자들과 똑같았다.

그들의 눈이 그가 선 자리를 향해 바라보았다. 마치 그 자리에는 애초에 아무도 없다는 듯이.

그의 장비

카메라는 수동 초점의 낡은 Sony α7이고, 렌즈는 하나뿐이다. 수동은 느리지만 어두운 데서 초점이 오가지 않고, 눌러야 할 때 눌린다.

녹음기는 중고이고, 통신 기능이 처음부터 없다. 그것이 고른 이유다. 노트는 방수이고, 쓰는 것은 연필이 아니라 볼펜이다—연필은 번진다.

증거는 암호화 하드디스크에만 넣고 클라우드에는 대지 않는다. 디스크는 둘이고 내용은 같으며, 하나는 몸에 지니고 하나는 평소 가지 않는 곳에 둔다.

이 한 벌은 십 년 뒤처져 보인다. 그 자신의 말은 이렇다. 뒤처진 것에는 이점이 하나 있다. 어느 파일을 동기화하고 어느 것을 지울지, 남이 정해 주지 않는다.

적어 둔다

탐사 기자로 지낸 몇 해, 지워지는 것을 너무 많이 보았다. 기사가 내려가고, 계정이 멈추고, 당사자가 말을 바꾸고, 끝에 남는 것은 제 손에 있는 한 부뿐이다.

그래서 적는다. 시각은 분까지, 장소는 번지까지, 말하는 이에 대해서는 그때의 표정과 멈칫한 자리까지. 세부의 대부분은 쓰이지 않는다. 쓰이는 그 한 번이 전부가 된다.

자기 기억은 그다지 믿지 않는다—기억은 나중에 알게 된 것에 맞춰 고쳐 쓰인다. 노트는 고쳐 쓰이지 않는다.

무섭기는 하다. 조사 도중에 이상하다 싶으면 손바닥에 땀이 나고, 돌아가는 길을 바꾸고, 디스크 둘 자리를 옮긴다. 그리고 이튿날 또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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