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엘 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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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엘 아우

묵경 수벽군 · 아우

묵경 아우 가문 수벽군의 신병, 열여섯 살. 처음 벽에 오른 밤, 그는 아무도 읽지 못하는 벽의 고대 문자를 읽을 수 있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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默境守牆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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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엘 아우

묵경 아우 가문의 수벽군, 열여섯 살, 제 47 호 초소탑 제3반을 지킨다. 검은 깃털을 꿰매어 만든 아우 망토를 두르고, 깃에는 자기 이름을 수놓았으며, 단검 한 자루를 찼다——칼집에는 '카엘' 두 글자가 은밀히 새겨져 있는데, 4 년 전 세상을 떠난 가문의 한 어른이 그의 열두 살 생일날 손수 새긴 것이다.

그는 매일 밤 몸에 지닌 작은 수첩에, 그날 밤 죽은 동료들의 이름을 적는다.

지적촌의 고아

그는 아우 가문의 핏줄이 아니다. '아우'는 수벽군이 그에게 지어 준 성이다.

16 년 전, 침묵의 벽이 한 번 뚫렸고, 벽 밖에서 온 것이 줄곧 남쪽으로 내려와 묵경 깊숙한 곳의 작은 마을 지적을 짓밟았다——벽에서 320 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다. 온 마을 사람이 하룻밤 사이에 사라졌고, 수벽군이 달려왔을 때 폐허에서 파낸 것은 아직 살아 있는 강보 하나뿐이었다. 그게 바로 그였다. 그가 본래 무슨 성이었는지, 아무도 그에게 말해 줄 수 없었다.

벽을 지킨 첫날 밤

벽에 오른 첫날 밤, 제신의 사냥개가 덮쳐 왔다. 왼쪽 종아리를 물렸고, 반장이 사냥개 목 뒤 셋째 마디 척추뼈를 베어 내고서야 그를 구했으며, 군의관이 7 바늘을 꿰맸다.

그날 밤이 끝난 뒤, 그는 침묵의 벽에서 벗겨진 한 왕명을 바라보다 문득 깨달았다——그 글자들을 읽을 수 있었다. 제사관조차 읽어 내지 못하는 제신기 고문이, 그의 눈에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그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왼손바닥의 자국

첫날 밤을 다 지키고 숙소로 돌아온 그는, 왼손바닥에 아주 옅은 자국 하나가 생긴 것을 발견했다. 햇빛 아래서는 아주 옅은 은빛을 띠었다——왕좌와, 벽의 글자와 같은 종류의 빛이었다.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고, 언제 생겼는지도 기억하지 못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

벽을 지키는 나날 속에서, 기이한 일들이 하나하나 그에게 닥쳤다. 손바닥의 그 자국은 1 획에서 5 획으로 늘어, 마치 무언가가 한 획 한 획 써 내려가는 듯했다. 사냥개에게 물렸던 왼쪽 종아리는, 꿰맨 자리 아래 피부가 4 일 만에 다 아물었다——군의관은 수십 년을 의술을 펼쳐 왔지만 이런 일은 본 적이 없었다.

아우 가문의 한 늙은 반장이 그의 손바닥을 보고는, 단 한마디만 남겼다——남한테 보이지 마라.

눈밭 위의 발자국

한 차례 눈이 내린 뒤, 그는 초소탑 아래에서 한 줄의 발자국을 발견했다. 사람 모양인데도, 하나하나 발가락이 6 개였다. 그것은 벽 밑에서 탑 뒤까지 줄곧 이어지다, 절반쯤 가서 갑자기 끊겼다.

수벽군 사이에는 이런 옛말이 전해진다——어떤 것들은 벽 안에서 걸어 나온다. 짐승 같지 않고, 잊혀진 사람 같다고.

제 47 호 초소탑

제3반은 자정부터 동틀 때까지의 뒷반이다. 탑은 4 명을 들이지만 실제로는 2 명일 때가 많다—수벽군은 예부터 사람이 모자랐다.

탑 위의 규칙은 단단하다. 화로를 꺼뜨리지 마라. 종줄을 손에서 놓지 마라. 벽 너머 눈밭에서 열을 세는 것보다 오래 눈을 떼지 마라. 고참은 외울 것도 없고, 신병은 소리 내어 왼다.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추위다. 아우 망토는 바람은 막아도 추위는 막지 못하고, 자정을 넘기면 발끝의 감각이 사라진다. 감각이 없어지면 발을 구르는데, 소리를 내면 반장에게 꾸중을 듣는다.

그는 밤마다 그날 밤에 죽은 이를 작은 책자에 적는다. 누가 시킨 일이 아니다. 처음에는 이름을 기억해 두고 싶었을 뿐인데, 적다 보니 멈출 수 없게 되었다.

칼집의 두 글자

그 단검은 열두 살 생신에 가문의 어른에게서 받은 것이다. 날은 좋다 할 것이 없고 칼집은 낡았다. 어른은 칼집 안쪽에 '카엘' 두 글자를 새겼다. 새김은 얕아, 빛에 비춰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그 어른은 4 년 전에 세상을 떴다. 달리 남긴 것은 없다.

수벽군의 다수는 찬 검에 아무것도 새기지 않는다. 이름이 새겨진 검이 벽 너머로 떨어지면 제 이름을 저쪽에 두고 오는 셈이라 불길하다고 고참들은 말한다. 그는 그 말을 안다. 글자를 갈아 지우지는 않았다.

망토 깃의 몇 땀은 그가 직접 꿰맨 것이고, 땀은 비뚤다. 처음에는 꿰매는 법도 몰라 세 번을 뜯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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