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기산
산수사가 가장 많이 먹는 입문 단약. 다섯 약재는 주, 엽, 진, 근, 감이다. 이치대로면 온당한데 심심찮게 먹고 회살하는 사람이 나온다. 상하는 것은 늘 '근' 한 가지다.
산수사가 입문 때 가장 많이 먹는 단약이고, 백초단포에서 가장 잘 나가는 것도 이것이다. 한 알에 동전 3닢, 10알 한 첩이 동전 8닢이다. 응기 1층에서 3층까지의 산수사는 하루에 1~2알을 삼킨다.
단약은 다섯 가지 약재로 짓는다.
응기산 · 다섯 약재
주 붉은 가루 떫은 성질 바닥을 누름
엽 푸른 섬유 매운 기운
진 잿빛 가루 쓰고 서늘함
근 갈색 섬유 평한 성질 군약 · 하수오
감 노란 덩이 단맛 마무리고루 갖추어 지으면 기맥을 따뜻하게 기르고 응기를 돕는다. 제대로 된 단약은 둥글고 고르며 표면에 옅고 촉촉한 빛이 돈다. 코 밑에 가져가면 제대로 된 약 향이 난다. 손톱으로 단약 가루를 조금 긁어 혀끝에 대면 살짝 쓰다가 단맛이 돌아온다. 늙은 산수사는 단약을 살 때 먼저 냄새를 맡고 그다음에 긁는다. 맡는 것은 가루를 섞었을 때 나는 텁텁한 냄새고, 긁는 것은 그 한 줄기 뒷단맛이 아직 있는지다.
이치대로면 온당한 단약이다. 그런데도 방시에서는 얼마간 지나면 이것을 먹고 회살하는 사람이 나온다. 갓 맺혔을 때는 그럴듯하다가 이삼 일 두면 검어지고 시어진다. 가벼우면 기가 상하고 무거우면 경맥이 꽉 막힌다.
회살에는 회살대로의 규례가 있다. 단포에서 제대로 낸 가마는 하나같이 표식을 달고 나가고, 그 표식을 들고 가면 물러 준다. 한 알을 물리면 한 알을 채워 주고, 채워 주는 그 한 알은 다음 가마에서 나온다. 사람이 무사하면 첩을 채워 주는 선에서 끝나고, 사람이 탈이 났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때 셈할 것은 단약 한 알의 셈이 아니다. 중간 규모 단포 한 곳이 3개월 동안 물러 주는 양이 적어도 1할이다. 이 1할은 훤히 드러나 있어서 방시 사람이면 다 알고, 다들 그것을 날씨쯤으로 여긴다. 사람들은 말한다. "응기산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운에 달렸다."
여러 해 쌓인 폐단 찌꺼기를 한 알씩 맞대어 보면, 상하는 것은 늘 근 그 한 가지다. 본래 3년생 생하수오를 써야 하는데 법제한 뒤 묵혀 둔 하품으로 바뀌어 있고, 분량도 1할에서 슬그머니 3할까지 늘어 있다. 제하수오는 주사와 한 첩에 들어가면 이틀만 두어도 독이 맺힌다. 제하수오는 생하수오보다 3할 가까이 싸다. 한 가마에서 아끼는 돈이면 술 몇 상은 먹는다.
불조절을 아무리 정확히 지켜봐도 재료의 밑바탕이 상해 있으면 마지막에는 반드시 회살하고 단약 표면에 사흑이 돈다. 그런데 불을 보는 것은 약동이고, 깎이는 것도 약동의 반달 치 품삯이다. 재료를 바꾼 그 손은 장부에 한 글자도 남기지 않는다.
이것은 운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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