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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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청화

청기 방시 · 부적 명가 허씨 가문의 정맥 여식

몰락한 부적 명가 허씨 가문의 정맥 여식이자 부수(符修). 집안 대대로 내려온 청전부의 마지막 획에 결이 있어 방시에서는 '간판을 깨뜨렸다'고 말하지만, 속뼈까지 무너지지는 않았다.

진영
許家 · 符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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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치의 그 몇 장

허씨 가문이 전하는 것은 청전부다. 이 갈래의 솜씨는 한때 청기방시에서 이름이 있었으나, 지금은 점포가 반 칸으로 줄었고 그려낸 부적은 마지막 획이 늘 조금 모자란다. 방시의 말투는 사납다—허씨가 제 간판을 깨뜨렸다. 그녀는 그 말을 몇 해째 들으면서도 한 번도 되받은 적이 없다.

공부는 하루도 끊이지 않았다. 날이 밝기 전부터 먹을 갈고, 종이를 자르고, 사를 개어, 한 장 또 한 장 그려 나간다. 망친 것은 방 구석의 대바구니에 던져 넣고, 바구니는 며칠에 한 번씩 찬다.

부적을 그릴 때 그녀의 등은 꼿꼿하고 손목은 떨리지 않는다. 다만 마지막 획을 거두는 그 순간만 늘 반 박자 늦는다. 무언가가 이어져 오기를 기다리는 것 같고, 그리고 그것은 매번 이어지지 않는다.

싼 일감은 받지 않는다. 파는 장수가 줄더라도 결함 있는 부적을 온전한 것으로 팔지는 않는다. 이 점을 방시에서 칭찬하는 사람은 없고, 그저 장사 수완이 없다고 여겨질 뿐이다.

허씨 옛 점포의 문간은 줄었지만 간판은 바꾸지 않았다. 그 나무 현판은 한 번 모서리가 갈라졌는데, 그녀가 직접 아교로 붙였다. 이음매는 고르지 않고, 그 뒤로 고치지도 않았다.

다른 부적으로 바꾸면 빨리 번다고 권한 이도 있었다. 승낙하지 않은 이유는 오기가 아니다—청전부의 필순을 다섯 살부터 지금까지 익혀 온 몸에게 갈래를 바꾼다는 것은 처음부터 다시 하는 일이고, 집에는 그 시간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

반 칸짜리 점포

허씨 가문의 점포는 본디 한 칸이었다. 길로 난 문이 두 짝, 문미에는 선조가 남긴 현판이 걸려 있었다. 현판은 지금도 있다. 점포는 반 칸이다—나머지 반은 십수 년 전에 막아 바늘과 실을 파는 이에게 세를 주었다.

막은 벽은 새것이고 마감이 거칠다. 옆에서 엽전 세는 소리가 들린다. 그녀가 부적을 그리는 상은 그 벽에 붙어 있다.

방시 사람들은 지나가며 안을 들여다본다. 보는 것은 대개 부적이 아니라 현판 쪽이다. 글씨는 증조부 대에 사람을 청해 받은 것이고, 쓴 이는 진작에 없으며, 글씨만 서 있다.

떼어 낼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떼면 정말로 반 칸짜리 점포만 남는다.

손

부적을 그리는 이는 손이 안정되어야 한다. 그녀의 손은 열한 살부터 다져졌다—그때는 아직 사람을 청해 배울 형편이 되었고, 방법은 투박했다. 가장자리까지 채운 사발을 들고 뜰을 20 바퀴 돌되, 흘리면 처음부터 다시.

지금은 사발이 필요 없다. 대신 다른 것들이 있다. 종이는 한 번에 베고 되돌려 톱질하지 않는다. 먹은 한 방향으로만 갈고 오가지 않는다. 주사를 고를 때는 손가락 마디를 사발 전에 대고, 누르는 길이는 그날 날씨에 따라 정한다.

이 가운데 어느 하나도 부적을 더 잘 듣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 듣고 안 듣고는 마지막 획에 달렸고, 마지막 획의 일을 그녀는 아직 풀지 못했다. 이것들은 그 획에 들어가기 전에 손이 떨리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방시에서 허씨를 비웃는 이는 적지 않다. 비웃기는 해도, 급한 부적이 필요하면 역시 어두워진 뒤에 뒷문을 두드리러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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