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는 방식
집법 제자의 소임은 듣기에는 그럴듯하나, 실상 문파에서 가장 보람 없는 자리 중 하나다.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도착하고, 밝혀지면 공은 다른 데로 가고, 밝혀지지 않으면 책임은 자기에게 남는다. 그녀는 몇 해째 이 자리에 있으면서 전출을 청한 적이 없다.
묻는 데에는 정해진 방식이 있다. 먼저 상대가 끝까지 말하게 두고 중간에 끼어들지 않는다. 다 말하고 나면 처음부터 한 번 더 묻는다. 두 번 사이에 어긋나는 대목은 적어 두되, 그 자리에서 짚지는 않는다.
방시 사람들은 이상한 일을 우연이라 부르는 버릇이 있다. 그녀의 버릇은 반대다. 우연이란 아직 다 캐지 못한 이상한 일이다.
허리에 검을 찼으나 뽑는 일은 많지 않다. 그보다 훨씬 자주 쓰는 것은 얇은 책자와 끝이 뭉툭해진 붓이다. 책자는 뒷장으로 갈수록 글씨가 점점 작아진다.
그녀가 맡은 사건은 대개 결론을 보지 못한다. 방시의 이상한 일은 열에 여덟이 중간에 실이 끊기고, 문파의 규구로는 맺지 못한 것은 봉존으로 돌린다. 그녀의 권종은 누구의 것보다 두껍다. 끊긴 자리까지 적어 넣기 때문이다.
동료들은 그것을 먹물 낭비라고 여긴다. 그녀의 말인즉, 어디서 끊겼는지 그 자체가 하나의 단서이고, 다만 지금은 이을 수 없을 뿐이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