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췌
청기방시 백초단포의 약동, 응기 삼 층의 밑바닥 산수다. 그는 천재도 아니고, 명사도 없고, 뒷배도 없다. 의지하는 것은 신중함과 인내, 그리고 셈이다——손을 쓸 때는 반드시 퇴로를 남긴다.
그의 평생 가장 큰 밑천은 '결'을 볼 줄 아는 한 쌍의 눈이다. 남의 공법이 어디서 토납이 막히는지, 어느 단방의 약성이 상충하는지, 어느 부적이 기가 끊겼는지——한눈에 알아본다. 그러나 문제가 보인다고 해서 풀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하나의 결을 메우려면 시행착오가 필요하고, 재료가 필요하며, 남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숨겨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