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기와 신들의 기

산 사람은 왕기로 날을 세고, 건국한 그해부터 헤아린다. 옛 두루마리는 신들의 기를 쓰며, 그것이 세는 것은 더 이른,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만큼 이른 연대다.

마지막 업데이트: 2026.06.20

천하에는 두 가지 기년법이 있다.

산 사람이 쓰는 것은 왕기로, 철도 왕조가 건국한 그해부터 헤아린다 — 지금은 왕기 412년이고 늙은 왕은 제105대다. 즉위, 납세, 전황 보고, 전답 문서, 묘비, 무릇 인간 세상의 일은 모두 왕기로 적는다. 한 해는 일곱 달로 나뉜다. 한월, 회월, 묵월, 염월, 금월, 상월, 종월. 날짜는 달 이름 뒤에 쓴다. '묵월 23일', 이렇게 400년을 써 왔고 천하가 다 알아본다.

다른 하나는 신들의 기라 하며, 옛 두루마리와 제문과 왕릉 깊은 곳의 종이 위에서만 살아 있다. 그것이 세는 것은 더 이른 연대, 산 사람이 본 적도 없고 셀 필요도 없을 만큼 이른 연대다. 제문에 '신들의 기 말년'이라 쓰면 그것은 천하가 아직 일곱 나라로 갈라지기 전의 일을 쓴 것이다. 신들의 기는 달을 나누지 않고 기원만 나눈다. 한 기원이 얼마나 긴지는 제문을 베끼는 사람 자신도 대답하지 못한다.

두 연호는 나란히 쓰지 않는다. 왕기의 문서에는 왕기만 쓰고 제문에는 신들의 기만 쓴다. 같은 문서에 두 연호가 함께 나오면 왕릉의 법도로는 결례이며, 잘못 베낀 사람은 전부를 다시 베껴야 한다. 그레이펜 가문 자제가 글씨를 익히는 첫해에 익히는 것이 바로 두 연호를 갈라 쓰는 일이다 — 왕기는 획을 잇지 않는 정체로, 신들의 기는 제문 전용의 둥근 붓놀림으로. 익숙해지면 손이 알아서 갈라 쓴다.

달 이름은 민간에서 더 느슨하게 쓰인다. 침묵의 변경에서는 한월을 장야월(長夜月)이라 부르고, 산골드 쪽은 제 장사철에 맞춰 장사를 한다. 계약서에는 왕기의 연도를 쓰면서 분할 납입은 장사철로 센다. 일곱 나라 사이에서 정말로 어디서나 같은 것은 연도의 그 숫자뿐이다.

두 연호는 이어지지 않는다. 왕기 1년 이전은 공백이고, 옛 두루마리 속 신들의 기 말년 이후도 공백이다. 그 사이 한 토막을 메우러 간 사람은 없다. 왕릉의 제관들은 몇 대에 걸쳐 제문을 베껴 왔고, 이음매에 이르면 줄을 바꾸고 여백을 남긴 뒤 이어서 베낀다. 물으면 그것이 법도라고 한다.

법도 밑에는 아무도 입 밖에 내지 않은 물음 하나가 눌려 있다. 왕기 1년 이전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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