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원 세계 · 4대륙
지금까지 알려진 세계는 4개의 대륙으로 이루어져 있다. 중앙의 산도라, 서쪽의 여명, 동북의 악토, 그리고 남반부 전체를 가로지르는 극한의 치명적인 동토 대륙.
산도라 대륙(중앙)
산도라 대륙은 세계 중앙에서 약간 북쪽에 가로놓여 있으며 정치와 정보의 중추다. 예로가 한복판에 앉아 있고, 주경과 청령과 동상곡이 북쪽에 흩어져 있으며, 백빈이 서쪽에, 현담이 남쪽에 있다. 주문명의 중추인 산트라니아는 이 대륙의 최남단에 있고, 거기서 더 남쪽은 이미 바다다.
산도라의 공식 지도는 내해를 중심에 두고 그려지며, 축척과 항로와 관문이 모두 정밀하게 표시되어 있다. 지도의 남쪽 가장자리는 동토의 윤곽을 한 바퀴 눌러두었고, 그 윤곽 안쪽은 통째로 비어 아무것도 찍혀 있지 않다. 이 도면은 두 해에 한 번 개정되는데, 그 빈 자리는 한 번도 손댄 적이 없다.
여기서 남쪽으로 통하는 것이 산도라 통로다. 대륙 남단과 동토 북단을 잇고, 3개 주 통로 가운데 가장 짧으며, 공식 항로도에 그려진 유일한 하나이기도 하다.
여명 대륙(서)
여명 대륙은 서쪽에 있고 엘프 각 종족의 영역이며, 일 년 내내 볕이 들지 않는 섬들도 포함한다. 산도라 정부는 여명의 각 엘프족과 협정을 맺었고, 경계를 넘으려면 통행 허가가 있어야 하며, 합법 항로의 수도 제한되어 있다.
여명의 해도는 산도라의 작법과 반대다. 빙영 해구의 깊이, 저류가 흐르는 방향, 해마다 어는 달까지 빽빽하게, 겹겹이 표시되어 있다. 육지 쪽은 오히려 대충이어서 해안선은 몇 획으로 흘려두었다. 산도라 지도에 익숙한 사람이 여명 해도를 처음 펼치면 대개 제가 찾는 도시가 어디 있는지 못 찾는다.
여명 통로는 이 대륙의 최남단에서 동토 북단 서쪽으로 파고든다. 이 밖에 여명 남쪽에도 은밀 통로가 여러 군데 흩어져 있지만 어떤 공식 항로도에도 오르지 않는다.
악토 대륙(동북)
악토 대륙은 동북에 있다. 폭풍항, 수왕도, 용식도, 방황성, 적조도가 이 대륙에 흩어져 서로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 최남단 해안 절벽 위에는 강보 요새가 서 있고, 바닷바람이 해마다 암벽에 부딪치며, 요새의 바다 쪽 면에 쓰인 석재는 바람을 등진 면보다 한 단계 색이 옅다.
악토 남안의 어부들은 도면을 보지 않는다. 그들이 읽는 것은 바닷바람이다. 바람이 어느 쪽에서 오고 무슨 냄새를 데려오는지로 자기가 누구의 수역까지 떠내려왔는지 안다. 이 바람 읽는 법을 적어보려던 사람이 있었지만 세 쪽째에서 더 쓰지 못했다. 같은 바람이라도 달이 다르면 다른 위치를 가리키기 때문이다.
악토 통로는 이 대륙의 최남단에서 동토 북단 동쪽으로 파고든다. 3개 주 통로 가운데 가장 동쪽에 붙은 하나다.
동토 대륙(정남)
동토 대륙은 정남에 가로놓여 세계의 남반부를 통째로 차지한다. 중앙 빙하, 서 빙하, 동 빙하와 얼음 화산이 모두 그 중남부에 자리하고, 늠풍도만 먼바다에 홀로 떨어져 있다.
방향이라는 것은 도시에서 곧잘 거꾸로 알려진다. 산트라니아에서 동토로 향하는 것은 남쪽으로다. CV-1A 같은 월경 비행체의 표준 항로는 먼저 산도라 남단 해안선을 스치고, 빙영 해구로 파고든 다음, 동토 북단에 내려앉는다. 전 구간 70킬로미터면 신호 표지점 S-17-R에 닿는다. 거리는 멀지 않다. 그런데도 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산도라의 공식 지도, 여명의 해도, 악토 어부들이 입으로 전하는 바람 방향 — 3개를 같은 탁자에 펼쳐놓으면 작법이 서로 맞물리지 않고 축척도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다. 겹치는 것은 동토의 그 한 자리뿐이다. 어느 것에서나 비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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