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화 보존
인스턴스 안에서 대상을 쓰러뜨리면 시스템은 그 의식을 snapshot으로 뜬다. 묶어두면 그것은 당신의 것이 된다.
인스턴스 안에서 대상을 쓰러뜨렸고 그것이 완전히 종료되지는 않았을 때, 시스템은 이따금 혼자서 절차 하나를 돌린다. 데이터화 보존이다. 아무도 명령하지 않았는데 절차가 스스로 시작되어, 쓰러진 대상에 snapshot을 걸고 그 완전한 데이터 구조를 긁어낸다.
진행 막대는 4%에서 출발한다. 100%에 닿으면 패널에 물음이 한 줄 더 뜬다.
데이터화 보존 · snapshot 100%
이 대상은 다음으로 보존 가능 —— Shadow
결속하시겠습니까?결속하고 나면 그 대상은 당신 것이 된다. 렌더링 우선순위는 당신 아래로 떨어지고, 당신의 지령을 따르며, 패널 오른쪽 아래에는 계수가 한 줄 걸린다. 당신의 그림자 시퀀스에 추가됨 · 현재 시퀀스 1 / ∞. 인스턴스는 상한을 내놓지 않고 설명도 붙이지 않는다. 죽은 프로그램을 한 벌 복제해 제 쪽에 걸어놓고 자기 대신 돌리게 한다는 이 논리는, 해커의 본능으로 스스로 알아채는 수밖에 없다.
절차가 시작되는 전제는 둘이다. 대상이 인스턴스 안에서 쓰러졌을 것, 그리고 완전히 종료되지 않았을 것. 생명 신호가 미약하되 아직 끊기지 않았으면 '보존 가능'으로 친다. 코드 한 토막이 어떻게 되어야 죽은 것으로 치는지, 인스턴스는 정의를 내놓지 않는다.
결속했다고 전부 손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처음 거둔 그림자에는 출처가 표시되지 않은 조각이 몇 개 붙어 있었다. 얼음층 아래 한 줄로 굽은 등, 반 바퀴 돌아가 방향이 어긋난 기호, 여자 목소리가 읊는 읽어낼 수 없는 소리. 소유자가 읽으려 해도 막히고, 시스템은 "읽을 수 없음 · 출처 미승인"이라고만 되돌려준다. 그 조각들의 출처는 인스턴스를 쓴 자의 권한 밖에 서 있다.
거두기가 끝났을 때 인스턴스 벽면에 옅은 한 줄이 떠올랐다. 시련 · 접촉 —— 통과. 그 싸움은 처음부터 끝까지 미리 짜인 관문 하나였다.
아무도 인스턴스에 'Shadow'라는 말을 가르친 적이 없다. 그런데도 그것은 안다. 아주 오래전에 누군가 이런 것에 이름을 붙여두고, 찾으러 올 사람을 기다리게 해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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