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지 못하는 사람들

대다수의 사람은 평생 낮의 지도 위에서만 산다. 사람이 아닌 것이 눈앞에 서 있어도 눈이 알아서 그것을 건너뛰고, 나중에 '내가 너무 피곤한가 보다'라고 한마디 한다.

마지막 업데이트: 2026.06.20

도시의 두 장의 지도 가운데, 대다수의 사람은 평생 낮의 한 장 위에서만 산다.

그들에게는 13번 승강장이 보이지 않는다. 오래된 사당 처마 밑에 아직 켜져 있을 리 없는 푸른 등이 보이지 않는다. 한밤중 길모퉁이에 있는, 사람이 아닌 것이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눈앞에 서 있어도 눈이 알아서 건너뛰고, 나중에 '내가 너무 피곤한가 보다'라고 한마디 한다.

'전혀 보이지 않는다'와 '보인다' 사이에는 한 층의 사람들이 더 끼어 있다. 자기가 무엇을 봤는지 말하지는 못하면서도 느낀다. 야간 근무 점원이 고개를 드는 그 반 초, 시선이 얼굴을 스치고 다시 아래로 미끄러져 어깨 밑에서 멈추고, 바코드를 찍는 손이 떨린다. 빈 택시가 속도를 줄여 한 번 보고는 속력을 올려 지나가면서 지붕의 그 빈차 표시등을 끈다. 객차 안에서는 누군가 커피잔을 다른 손으로 옮겨 쥐고 돌아서 다음 칸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들은 설명하지 않고, 설명할 빚이 있다고 여기지도 않는다.

생물 교과서에 이런 실험이 있다. 건강한 오리에게 죽은 다른 오리의 냄새를 뿌린 뒤 무리로 돌려보낸다. 그 오리의 겉모습도 행동도 달라지지 않았는데, 무리는 그것을 멀리하기 시작한다. 나중에 실험자가 그 오리를 깨끗이 씻어 돌려보내도 다른 오리들은 며칠이 지나야 다가가려 한다. 무리는 왜 피하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눈빛이 깨끗한 사람도 있다. 다섯 살짜리 아이는 이쪽 얼굴을 빤히 보다가 장난감 자동차를 밀어 준다. 다른 반의 그다지 친하지 않은 아이가 식판을 들고 앉으며 "여기 앉아도 돼?"라고 한마디 묻는다. 그들 손에는 견주어 볼 인상이 없어서 아무것도 알아보지 못한다. 그런 사람이 그 며칠 동안에는 유난히 중요해진다.

볼 수 있는 사람에게 이것은 가장 외로운 부분이다. 나는 보았는데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말하고 싶은데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그들의 세계에서 그런 것들은 아예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 혼자, 대다수가 보지 못하는 그 한 장의 지도 위에 남겨진다.

0명의 관측자가 좋아요를 눌렀습니다

관측자 댓글

0건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관측자가 되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