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空)'과 '간(看)'
학원의 입학 첫 수업은 술식을 하나도 가르치지 않고 두 글자만 건넨다. '간(看)'——있어서는 안 되는 것을 알아차리는 일. '공(空)'——아침마다 5분 멈추는 일. 스승은 '공'을 설명하지 않는다.
만상 학원의 입학 첫 수업은 술식을 하나도 가르치지 않는다. 첫 주는 다섯 분원의 신입생이 함께 듣고, 같은 한 사람의 교사가 5일 이어진다. 평소에는 5일에 5명의 교사가 돌지만, 첫 주에는 먼저 바탕을 고르게 다진다. 이 주를 맡은 사람은 쉰이 넘은 인도 노인으로, 희끗한 머리를 은고리 하나로 뒤에 묶고, 주황과 흰빛의 긴 옷을 입고, 맨발이며, 학생들은 그를 아차리야라고 부른다. 단에 올라 처음 한 말은 왜 자기가 맡는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었다. 인도맥의 입학 수업이 가장 간단하기 때문이다.
교실은 잿빛 돌벽에 네모난 지붕을 얹은 건물이고, 벽의 다섯 창이 각각 다섯 방위를 향한다. 안은 원형 대청이고, 한가운데에 낮은 돌 단이, 단 위에는 작은 향로 하나와 작은 북 하나가 있다. 둘레에는 5개의 낮은 탁자가 방위대로 놓이고, 탁자 앞마다 거친 천 방석이 하나씩 있으며, 탁자 위에는 명패가 미리 놓여 있다. 東 · 란잉천. 바닥은 돌이고, 차갑다.
첫 번째 글자는 '간(看)'이다. 다섯 맥이 보는 방식은 다르다——눈으로 보는 이, 들어서 아는 이, 만져서 아는 이, 꿈으로 아는 이, 예조로 아는 이——그러나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을 알아차리는' 일이라면 다섯 맥은 한결같이 그것을 '간'이라 부른다. 수업 방식은 같은 물음에 차례로 답하는 것이다. 오늘 아침, 가장 먼저 알아차린,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은 무엇인가? 번드르르한 말로 답한 사람은 이튿날 다시 답하라는 말을 듣는다.
두 번째는 '공(空)'이다. 아침마다의 첫 번째 일. 보지 말고, 듣지 말고, 생각하지 말고, 5분 멈춘 뒤에 이 하루를 시작하라. 스승은 그것을 '공'이라고 부른다. 왜인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가 이 글자를 입에 올릴 때마다, 분원의 상급생도, 인도맥의 동급생도, 벽 모퉁이의 선배들까지도, 약속이라도 한 듯 잠시 조용해진다.
이 과업은 한 주 안에 세 겹이 더해졌다. 먼저 공을 마치자마자 본 것, 들은 것, 느낀 것을 적는다. 꾸미지 말고, 다시 짜 맞추지도 말고. 이튿날에는 그 종이를 제출한다. 그 다음 날에는 공 가운데 다른 네 사람을 생각하고 있어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나흘째에는 종이 넉 장을 쓰는 것이 되었다. 한 사람에 한 장씩이다.
해 보면 듣기보다 어렵다. 어떤 신입생이 처음으로 혼자 해 보았을 때, 3초째에 이름을 부르는 그 목소리가 돌아왔고, 4초째에 들보의 그 여덟 고리의 위치가 저절로 머릿속에 늘어섰으며, 5초째에는 이미 눈을 떴다. 손바닥에 땀이 났다. 첫 주가 끝나자 아차리야는 학원에서 사라졌다——백탑에도 없고, 어느 분원에도 없고, 금서관에도 가지 않는다. 입학해 3년이 되도록 해마다 첫 주에 세 번 본 것이 전부라는 학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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