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청동 거울
란잉천의 할머니가 세상을 뜨기 전에 그를 지목해 남긴 청말민초의 청동 거울. 거울 뒷면의 무늬는 그가 허공에서 보는 갈라진 고리와 똑같다——그런데 어떤 청동거울 도보에도 없다.
란잉천의 할머니는 세상을 뜨기 전에 청동 거울 한 면을 그에게 남기라고 일러 두었다. 청말민초 양식의 둥근 거울로, 구리 몸체는 닦아서 빛나고, 거울면에는 긁힌 자국이 몇 줄 있으며, 손바닥에 쥐기 딱 좋은 크기여서, 평소에는 겉옷 안주머니나 가방 가장 안쪽에 넣어 둔다.
정말로 이상한 것은 거울의 뒷면이다. 거기의 무늬는 그가 허공에서 보는 그 갈라진 고리와 똑같다——같은 틈이, 똑같이 세 시와 네 시 사이에 떨어져 있다. 그런데 이 무늬는 청대의 관제에도 민간제에도, 어떤 청동거울 도보에도 실려 있지 않다.
그것은 열을 낸다. 그 시점에 규칙은 보이지 않는다. 아파트 1층 우편함 앞에서는 천 너머로 살짝 더워졌다가, 손끝이 반 초 붙었다 떨어진 것처럼 식었다. 낮에 교실에서, 사라졌어야 하는데 사라지지 않은 편지를 기다릴 때에는 갈비뼈에 붙어 누가 눌러 온 것처럼 뜨거웠다. 사당 앞 돌계단 아래에 서서 사당 지붕의 그 고리를 올려다보았을 때가 가장 뚜렷했다. 그것을 들어 올려 허공의 고리와 시선 속에서 겹치면, 두 틈은 나경의 바늘이 맞춰지듯 같은 방향을 향하고 어긋나지 않는다. 나중에는 거울 뒷면 틈의 가장자리에 지극히 옅은 구릿빛 무리가 떠올랐는데, 그 합격 통지서의 '만상 학원' 네 글자 가장자리의 무리와 같은 빛깔이다.
같은 옛 양식의 기물은 이 거울 하나만이 아니다. 할머니의 거실에는 주먹 반만 한 청동 방울이 하나 있었고, 토지신을 모실 때 쓰는 것으로 할머니의 할머니에게서 내려온 것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심사관의 상담소 낮은 탁자 위에도 거의 같은 것이 하나 놓여 있고, 동방 분원의 어느 동급생 책상 위에도 하나 있는데 그의 조부가 남긴 것으로 위로 세 대 이상을 거슬러 올라간다. 사거리에서 이 거울을 주워 든 심사관은 뒤집어 뒷면을 반 초쯤 보고서야 돌려주었다——퇴근길의 상담사가 그 반 초를 더 쓰지는 않는다.
백탑의 종이 울리던 그날 밤, 거울은 침실 머리맡 서랍장 맨 아래에 잠겨 있었다. 분원 하나를 사이에 두고도, 그 방향만은 다른 방향보다 조금 더 무거웠다. 다른 맥의 분원을 찾아갈 때 동방 분원의 규칙은 그것을 제 방에 두고 가는 것이다. 중동 분원 안에서는 물건이 '읽히'기 쉬운데, 주인이 먼저 나서서 읽지는 않지만 그곳에 내어 놓인 기물 쪽이 스스로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이 거울의 내력을 한 번도 설명하지 않았다. 임종 때 남긴 것은 다른 한마디뿐이었고, 그것이 란잉천의 마음에 거듭 떠오른다. 두려워하지 마라. 그러나 말하지도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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