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나
처음 본 것은 하나의 원이었다. 나중에 원은 둘이 되었다. 스승은 말한다. 너를 부르는 저 목소리는, 또 다른 너다.
처음 본 것은 하나의 원이었다. 나중에, 원은 둘이 되었다——하나는 크고 하나는 작게, 겹쳐진 채로.
그것은 아침마다의 '공(空)' 속에 나타나고, 시각은 갈수록 앞당겨진다. 처음에는 원이 하나뿐이었고 4분째에 커졌다. 이튿날은 5분째, 큰 원 안에 작은 원이 하나 더 생겨 한 바퀴 돌더니 포개졌다. 그 다음 날에는 두 원이 2분째에 이미 떠올랐다.
스승은 원을 '진입하는 곳'이라고 부른다. 그의 말로는, 원이 하나면 한 번의 진입이고, 두 원이 겹치는 것은 동시에 두 진입점에 있거나, 두 곳에서 동시에 부름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너를 부르는 저 목소리는 누구인가? 스승은 잠들지 못하게 하는 한마디만 주었다. 너를 부르는 저 목소리는, 또 다른 너다. 그러고는 한마디 덧붙였다——풀려 하지 말고, 먼저 들어라.
같은 일을 다른 법맥에서는 달리 말한다. 서방맥의 한 학생은 거울 속 저 그림자가 "내가 아니라, 또 다른 나"라고 말했다. 손을 드는 자세가 그녀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흘째 아침, 그 그림자는 거울에서 걸어 나와 그녀 앞에 서서 그녀를 보았다. 남에게 쪽지를 써 달라고 부탁할 때 그녀는 특별히 당부했다. 거울 속의 것은 쓰지 마, 그쪽도 볼 수 있으니까. 인도맥의 설명은 '그가 나를 찾고 있다, 우리 중 하나다'이고, 말을 전한 것은 세상을 떠난 지 12년이 되었는데도 아직 거울 속에서 입을 여는 외할머니다. 중동 예조자 가문의 기록은 이런 사람을 '부름받고 있는' 자라고 적고, '죽은 자'와는 다른 칸에 나누어 둔다.
'또 다른 너'가 무엇인지, 어디에 있는지, 왜 이름을 부르는지 아무도 설명하지 않는다. 알려진 것은, 3년 전 꿈속에서 그 겹쳐진 두 그림자를 이미 본 사람이 있다는 것뿐이다——꿈속의 열네 살 소년은 울고 있었고, 몸 안에는 옅은 푸른빛을 내는 원이 있었고, 원 안에는 두 그림자가 있었으며, 그중 하나는 그를 닮았으면서도 어딘가 달랐다. 소년은 돌아보아 꿈꾸는 사람을 알아보고는 울음을 그치고 입을 열어 제 이름을 말했다. 그 세 음절은 아랍 문자로 받아 적혀 가문의 기록에 들어갔고, 3년을 묵힌 뒤에야 사람과 맞춰졌다.
동방 분원의 어느 침실에는 천장 들보에 같은 형태의 고리가 8개 새겨져 있고, 틈은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한다. 바로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8개 원의 중심이 마침 한 줄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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