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사

종문이 거두지 않고 사승이 지켜 주지도 않는 수사. 방시 밑바닥에서 단포 잡일을 하고 잔권을 베껴 홀로 익히다, 한 번 주화하면 그대로 일어나지 못한다.

마지막 업데이트: 2026.06.20

종문이 거두지 않고 사승이 지켜 주지도 않는 수사를 통틀어 산수사라 한다. 이들은 방시 밑바닥에서 먹고산다. 단포에서 잡일을 하고, 광갱에 내려가 영물 재료를 캐고, 잔권을 베껴 토납을 홀로 익히며, 손으로 셀 수 있을 만큼의 영석에 기대어 위로 기어오른다.

내력은 저마다 다르다. 본래 사승이 있었으나 문파가 흩어져 여기까지 굴러떨어진 자가 있고, 어려서부터 괴물 취급을 받아 쫓겨나 방시까지 빌어먹으며 온 자가 있으며, 아예 이 거리에서 나고 자라 종문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들어 본 적 없는 자도 있다. 같은 것은 하나뿐이다. 뒤에서 받쳐 줄 사람이 없다는 것.

청기 방시의 명부에 오른 산수사는 약 800명이고, 등록하지 않은 채 암시에서 먹고사는 자가 200명 안팎 더 있다. 응기 1층에서 3층까지가 7할, 곧 700명 남짓이다. 그 위로는 층마다 절벽처럼 인원이 떨어진다. 9할은 방시에 공공연히 도는 《소주천 토납결》을 익히고, 남은 1할은 출처를 알 수 없는 갖가지 잔권 필사본을 익힌다.

한 달 셈은 하기 쉽다. 영석 1개면 동전 100닢이다. 서가 광갱 정식 인부의 월삯이 동전 80닢이고, 단포 약동은 그보다 적다. 가장 싼 셋방 월세가 동전 15닢. 응기산은 한 알에 동전 3닢, 10알 한 첩이 동전 8닢이다. 아껴 먹어도 단약 값만으로 반달 치 품삯 가까이가 날아간다. 남는 그 얼마간이 위로 오를 밑천이다.

산수사가 익히는 공법은 대개 방시에 도는 싸구려 판본이고, 단약도 단포에서 팔다 남은 하품이다. 빠른 자도 3년 5년씩 응기에 발이 묶이고, 더딘 자는 한 번 주화하면 그대로 일어나지 못한다. 주화한 뒤 가장 하품인 보맥약이 한 첩에 영석 10개다. 이 숫자를 내놓을 수 있는 산수사는 방시에 몇 없다.

사는 모양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낮에는 남의 일을 해 주고, 밤에는 그 셋방으로 돌아가 창을 걸어 잠그고 젖은 천으로 창틈을 틀어막고 콩알만 한 등잔 하나만 남긴다. 밤에 토납하다 빛이 새어 나가면 규정비를 걷는 자들이 올지 다른 무엇이 올지 알 수 없다. 모은 동전은 몇 군데로 나누어 감춘다. 한 몫은 침상 널 밑에, 한 몫은 몸에 지닌다. 돈이 늘면 지켜보는 눈도 늘어난다.

방시를 오래 보다 보면 산수사를 알아보는 데 굳이 물을 것도 없다. 서가에서 약재를 지는 자는 소맷부리가 바깥쪽으로 닳고, 남시 사람들은 옆면이 닳는다. 허리에 찬 좁은 구리 단추의 모양도 거리마다 다르다. 누가 어느 거리에서 빌어먹는지는 옷이 먼저 말해 준다.

방시에는 더 험한 말도 있다. 산수사는 사람으로 치지 않고 '영석을 몇 개나 더 짜낼 수 있는 물건'으로 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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