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영회

수호 조직. 강보의 천년 석판이 스스로 새 각인을 갈라낸 그날, 그들 가운데 가장 늙은 자가 처음으로 떨었다.

마지막 업데이트: 2026.06.20

광영회는 오래된 수호 조직으로, 함부로 들춰서는 안 되는 기록과 봉인을 지킨다. 지부는 세계 각지에 흩어져 서로 독립되어 있고 서로를 모른다. 한 지부의 수호자는 평생 다른 지부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끝날 수도 있다.

구성원은 모두 세습되는 보통 사람이고 수명이 늘지 않는다. 한 대가 다음 대에게 석판의 역사 기록과 예언의 지식을 넘긴다. 그들이 말하는 '천 년을 기다렸다'는 것은, 십수 대의 사람이 이어달리기로 쌓은 기다림을 가리킨다.

악토 대륙 최남단 해안 절벽 위의 강보 요새는 그 거점 중 하나다. 바닷바람이 해마다 암벽에 부딪치고, 기초까지 닿으면 낮은 주파수의 진동이 올라온다. 오래 살면 오히려 그 진동이 있어야 잠이 든다. 요새 안은 춥지 않다. 따뜻한 해류가 절벽을 지나가서 연평균 기온이 12도로 안정되어 있다. 요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주 석판이다. 길쭉한 검은 바위로, 사람 키보다 높고 두 팔을 벌린 것보다 넓으며, 앞면에는 삼족 대전의 연대기가 새겨져 있고, 아래쪽 절반의 이름 몇 개에 대한 규칙은 눈으로 알아보되 입으로 읊지 말라는 것이다.

석판 옆에는 밀랍으로 봉한 두루마리가 하나 더 잠겨 있다. 겉에 붉은 실이 감겨 있는데, 열두 대 전의 수호자가 매어놓은 것이다. 역대 수호자는 해마다 섣달그믐에 그것을 꺼내 한 번 보고, 밀랍 봉인이 그대로인지 붉은 실이 그대로인지 확인한 다음 서랍에 도로 넣는다.

예언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천 년의 축이 끝까지 돌았을 때, 계시자의 인장이 온 누리 가운데서 떠오르리라. 예언의 수호자가 지키는 석판이, 스스로 그 인장을 갈라내리라. 이는 계시자가 강림한 증거이니. 이는 종말의 재앙이 시작되는 것이니.

개원 1010년 1월 1일 새벽, 열세 번째 대 수호자 아세론은 양모 천을 걷고 날마다 하는 닦기에 들어갔다가, 석판 오른쪽 아래에서 새로 새겨진 자국의 연속을 보았다. 가장자리가 날카로워 아주 가는 도구로 바위에 파고든 것 같았고, 새겨진 것은 L.K.S._Core였다. 그는 등잔을 가까이 대고, 자기 쉰여섯 살 난 왼손이 떨리는 것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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