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 신호 · 너는 혼자가 아니다

어느 깊은 밤, 맞은편 건물 한 창의 불빛이 깜박이기 시작한다 — 모스 부호다. DON'T WORRY. NOT ALONE. 천궁은 그를 위해 번역해 주지 않았다. 마치 보지 못한 것처럼.

마지막 업데이트: 2026.06.20

21:47. 제7순환로 제12동 주택동 12층, 한 창의 불빛이 깜박이기 시작했다. 그 동은 추처의 집에서 직선으로 대략 400미터, 그는 19층에 살고 있어 시선이 마침 12층 높이와 수평으로 닿는다.

깜박임에는 규칙이 있었고, 이 도시의 어떤 고정 주파수와도 맞지 않았다 — 공공 건물의 경고등은 고정 주파수, 광고 투영판도 고정 주파수, 비상 조명도 고정 주파수다. 창의 그것은 짧게, 짧게, 길게, 멈춤, 길게, 짧게, 길게, 멈춤이었다.

궁률에서 '빛 신호 오래된 통신 방법'을 검색하자 0.6초 만에 항목 하나가 돌아왔다. 모스 부호, 19세기 중반에 개발, 2030년 이후 전 세계 공공 통신 시스템에서 정식으로 퇴출, 현재는 역사 보존과 군사 예비, 아마추어 무선 애호가들 사이에서만 쓰인다.

궁률로 녹화하면 자동으로 클라우드에 올라가고, 맞은편의 그 창은 대략 5분 안에 이상 감시 요청을 한 건 받게 된다. 그래서 남은 도구는 종이와 연필과 눈뿐이었다. 짧은 것은 '·', 긴 것은 '—', 멈춤은 '/'로 적으며 20분 동안 완전한 순환 세 바퀴를 가득 받아 적었다.

처음에는 잘못 풀었다 — 시작점을 순환의 중간에서 잡는 바람에 읽어 낸 것이 WORRY 다음에 NOT ALONE이어서 뜻이 이어지지 않았다. 다음 바퀴를 기다려 가장 긴 멈춤을 노려보고, 메시지의 진짜 첫머리부터 다시 셌다.

DON'T WORRY. NOT ALONE.

알파벳 17자. 천궁은 이 신호의 줄을 그를 위해 번역해 주지 않았다.

그는 문구점에서 산 작은 손전등으로 똑같이 짧게, 짧게, 짧게를 돌려주었다. 맞은편도 똑같이 세 번을 돌려주었고, 그런 다음 불빛은 상시 점등으로 바뀌어 깜박이지도, 꺼지지도 않았다. 3분 뒤 그 층의 창 열 개가 동시에 정전되었고, 3초 뒤 다시 켜졌다. 밝기도 색온도도 다른 층과 완전히 같았다. 손전등이 처음 켜진 때부터 그 층이 동기화될 때까지, 3분 12초.

이튿날 아침 커튼을 한 뼘 열고 왼쪽으로 창 세 개, 오른쪽으로 창 세 개를 셌다. 커튼은 회백색이고 가장자리로 빛이 새지 않았으며, 그 층 어느 창에도 동기화를 벗어난 흔적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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