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추락
감시 화면 속에서 한 사람이 12층에서 떨어지고, 눈을 깜박이자 사라졌다. 경보도 없고 구급차도 없다. 원본 감시 영상의 그 3초에는 아무것도 없다.
15:17, 제7순환로 7번 승강장. 맞은편의 4층 높이 공공 감시 표시벽은 마침 3번 카메라로 넘어가 있었다 — 제7순환로 제12동 주택동.
화면 속에서 한 사람이 12층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절반쯤 떨어졌을 때 보던 사람이 눈을 한 번 깜박였다. 다시 떴을 때 사람은 없었고 화면은 그대로 이어졌다. 승강장에서는 아무도 올려다보지 않았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으며, 선 안쪽을 벗어나 걷는 사람도 없었다. 버스가 들어온다. 오차 0.05초. 문이 열렸다가 닫혔다.
학생 접근 채널로는 지난 6시간의 저해상도 공개 영상을 불러올 수 있다. 그 구간을 세 번 되돌려 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학교 데이터베이스의 예비 채널로 바꿔 학번으로 즉시 승인을 신청하고 0.8초를 기다려 통과한 뒤 다시 돌려 보았지만, 마찬가지였다.
이상한 곳은 다른 데 있었다. 15:17:08부터 15:17:11까지의 이 3초, 화면은 지나치게 평평했다. 가로수 잎은 바람에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고, 길가 신호의 도안 밝기는 맥동하지 않았으며, 인접한 시간대라면 15:17:09에 화면 오른쪽 아래에서 교차로를 지나갔어야 할 그 무인차조차 나타나지 않았다. 꼬박 3초 동안 이 거리에서는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았다.
건물은 그대로 있다. 건물 아래에 몰려선 사람도 없고, 통제선도 없고, 청소한 흔적도 없다. 보도블록의 유리질 반사 코팅은 옆의 어느 한 장과도 똑같이 깨끗하고, 반사의 밝기는 궁률 환경광 센서의 판독치와 소수점 아래 둘째 자리까지 맞아떨어진다. 12층의 창은 전부 닫혀 있고, 커튼은 신도성 주택동의 표준 회백색이며, 창턱에는 부딪힌 자국이 없다. 그 블록 위를 지날 때, 들어 올린 발은 저 혼자 방향을 바꿔 반원을 그리며 넘어가 옆의 한 장 위에 내려앉는다.
길 건너 편의점의 유리문은 그 건물과 비스듬히 마주 보고 있다. 문 유리의 반사 속에서 12층의 그 한 줄 창들의 회백색은 실물보다 조금 더 짙다. 실물로 눈을 돌리면 다시 구별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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