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먼드 대장
북경 변방군의 대장, 쉰다섯 살, 수염이 없고, 왼손등에는 검지에서 손목까지 이어지는 오래된 흉터가 있는데 그 모양은 거꾸로 쥔 단검 같았다. 북경으로 유배된 이 11년 동안, 그는 로엔이 '돌봐 준 이'라 부를 만한 유일한 사람이었다――비록 그 돌봄을 입 밖에 낸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그에게는 어딘가 어긋난 것이 있었다. 쓰는 것은 백기 가문이 근 30년 새로 찍은 주화였고, 걸친 것은 각시가의 은밀한 무늬가 든 망토였다. 한낱 변경 대장이 이런 것들을 지녀서는 안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