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당신도 '데이터 오염'으로 표시되었다면, 이 글은 아마 보일 것이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익명 투고. 어느 '건강 및 안전 심사' 전날 밤에 쓰였다고 한다. 그는 신고했고, 이의를 제기했고,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되었다 — 이 글은 그때마다 시스템이 돌려준 한마디의 기록이다.
(본 글은 출처를 알 수 없는 익명 투고이며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게시 시점은 어느 '건강 및 안전 심사' 전날 밤이라고 한다.)
이 글이 얼마나 남아 있을지 나는 모른다. 당신에게 보일지도 모른다. 보인다면, 그건 아마 당신이 나와 같은 부류라는 뜻이다.
반년쯤 전부터 나는 천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들을 보기 시작했다.
처음은 버스 정류장이었다. 맞은편 건물의 감시 화면에 위층에서 떨어지는 사람이 있었다. 떨어지는 도중에 화면이 한 번 튀었고, 사람은 사라졌다. 원본 기록을 꺼내 보니 그 구간의 타임스탬프는 비어 있었다 — 3초. 그런데 나는 봤다.
그 뒤로 이런 일이 점점 늘었다. 버스에서 울던 아이. 내리자 차 안의 누구도 아이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했다. 내 방문 밖의 발소리. 천궁의 재실 기록에는 '활동 없음'이라고 적혀 있다.
나는 해야 할 일을 했다. 공공안전 신고 인터페이스에는 칸이 셋 있다. 채워서 보내자 0.3초 뒤에 답이 왔다.
시스템에 해당 사건 기록이 없습니다.
해당 장소, 해당 시간대, 이상 데이터 없음.
귀하의 신고는 '제3종 데이터 오염'으로 보관되었습니다. 가까운 건강소에서 시각 보정을 받으시기를 권장드립니다.이의를 제기했다. 제기할 때 채우는 것도 같은 세 칸이었고, 돌아온 문구는 한 글자도 다르지 않았다. 네 번 더 보냈다. 다섯 번째 뒤에, 이 계정의 반복 열람이 반복 조회 행위로 분류되었다고 화면이 말했다. 그날부터 공개 영상을 하나 여는 데 0.4초가 더 걸린다.
학교는 다른 선으로 움직인다. 담임은 청소년기에 흔한 현상이니 쉬라고 했다. 행정 쪽이 기록한 것은 이랬다. 이번 주 안에 예약을 마치지 않았고 다음 학기 종합 평가에 영향이 간다는 것이다. 같은 나인데, 두 기록은 서로 대조되지 않는다.
나는 말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남에게 말해도 그들은 다투지도, 나무라지도 않는다. 그저 나를 보는 눈빛이 달라질 뿐이다.
집이 가장 빨랐다. 엄마는 처음에 잘 잤느냐고 물었고, 그다음에는 예약했느냐고 물었고, 최근 두 달은 묻지 않는다. 매일 저녁 식사 전에 건강 안내를 한 번 읽어 줄 뿐이다. 아빠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마디만 했다. 한 번 다녀오면 된다고. 친구들 쪽은 만나는 횟수가 점점 줄었다.
그 뒤에 건강소 알림이 왔다. 지각 편차가 상한을 넘었으니 재진을 권한다는 것이었다. 말투는 아주 공손했다. 다만 뒤에 붙은 '일정 변경은 접수되지 않습니다'라는 한 줄을 나는 오래 보고 있었다.
몇 가지를 시도했다. 궁률을 벗어 서랍에 넣고 16시간 뒤에 다시 착용했더니, 위치도 가속도도 환경광도 한꺼번에 채워져 있었다. 종이에 적기로 했다. 울타리 안쪽을 찍으려고도 했다. 여성의 목소리가, 여기는 재구획 중인 공사 구역이라 카메라 기능이 일시적으로 잠겼다고 했다.
건강소에는 가 봤고, 거기서 한 남학생을 봤다. 눈이 비어 있었고, 입가에 아주 표준적인 미소가 걸려 있었다. 누가 가르쳐 준 것처럼 표준적이었다. 나는 그를 안다. 지난달에 그도 표시된 사람이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하나뿐이다. 천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들이 당신에게도 보인다면, 당신은 고장 난 것이 아니다. 아직 '고쳐지지' 않았을 뿐이다.
참, 한 번은 건강소의 유리 반사 속에서 네 글자를 봤다. 한순간에 사라졌다. 지금까지도 그게 무엇인지 찾지 못했다. 여기에 적어 둔다. 읽을 수 있는 사람을 위해.
萬法有缺
그 뒤에 무엇이 더 있는지 알더라도 내게 답하지 마라. 그들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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